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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반도체 소재 400억 투자…고부가 포토레지스트 공장 신설
SK머티리얼즈, 내년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 공장 준공
세종시 유력…2022년 연 5만 갤런 생산 목표
기체 불화수소 양산 돌입…소재 국산화 첫 결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SK그룹이 4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소재인 고순도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공장을 짓는다. SK그룹이 포토레지스트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이달부터 기체 불화수소 양산에 돌입한다.

이는 작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각별한 공을 들여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그룹내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인 SK머티리얼즈가 최근 최첨단 반도체 미세공정에 들어가는 고부가 소재인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PR)’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총 투자규모는 400억원이고 내년 준공이 목표다. 투자액은 SK그룹이 포토레지스트에 투자한 사상 최대규모다. 공장 부지는 세종시가 유력시된다. SK머티리얼즈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장 신설안을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신규 공장이 가동되면 SK머티리얼즈는 최초로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게 된다. SK머티리얼즈는 이 공장에서 2022년부터 연 5만 갤런 규모의 포토레지스트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 2월에는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해 온 금호석유화학의 전자소재사업을 4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포토레지스트는 빛의 노출에 반응해 반도체 회로패턴을 구성하는 필수 재료다. 작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배제하면서 단행한 3개 수출규제 품목(폴리이미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가운데 하나다. 특히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는 현재 메모리반도체 10나노급 초미세 패턴에 사용되는 고부가 제품이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의존도가 90% 이상이어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SK머티리얼즈는 제품 양산이 본격화하면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에 안정적인 소재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 뿐 아니라 하드마스크(SOC) 생산에도 박차를 가한다. SOC는 포토레지스트 보조재로 패턴이 무너지지 않게 보호해 주는 소재다. SK머티리얼즈는 포토레지스트 신규 공장에서 SOC도 함께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이날 또한 SK머티리얼즈가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가스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재 국산화의 첫 성과로 평가된다.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세정 가스로, 해외 의존도가 100%에 달한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후, 경북 영주 공장 내 15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등 국산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양산을 통해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SK머티리얼즈 경북 영주 사업장 전경 [SK머티리얼즈 제공]

SK그룹의 이같은 소재 국산화 성과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최 회장은 작년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지난 10개월간 반도체 소재 기업 인수와 신사업 투자를 6건 단행했다. 1.7달에 한번 꼴로, 총 투자규모는 7000억원이 넘는다.

구체적으로 SK머티리얼즈는 작년 기체 불화수소 사업 진출한데 이어 한유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 전자재료 사업을 각각 400억원에 잇따라 인수했다. SK실트론은 작년 9월 미국 듀폰의 차세대 웨이퍼 실리콘카바이드(SiC)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에 인수했다. 또 SKC는 430억원을 들여 블랭크 마스크 사업에 진출했다.

아울러 SK그룹은 소재 국산화 과정에서 확보한 역량을 중소기업 상생 협력으로 연결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총 4000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들에 저금리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 SK그룹 내 소재사들은 중소 협력사들이 고부가의 고순도 가스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투자비나 전문 인력 확보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SK가 보유한 노하우를 공유해 업계 전체가 진화 발전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강화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용 창출 효과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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