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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신 “북한, 한국 비판 담화…더 깊은 불만 가리려는 ‘연막’”
영국·미국 언론 보도…"정상 외교 실패했다는 좌절감도 읽혀"
노동신문은 1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날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밝혔던 대남비난 담화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 담화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철거와 군사적 도발을 암시했다. 노동신문은 전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북한이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한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은 더 깊은 불만을 감추기 위한 ‘연막’이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5일(현지시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주말 밤 발표한 담화는 미국과의 협상에 진척이 없어 생긴 분노의 화살을 한국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밤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철거와 군사행동을 예고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을 강의하는 북한 전문가 에드워드 하월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가 한국,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진전이 없어 화가 난 북한이 근원적인 분노를 가리려는 담화였다”고 평가했다.

하월은 잇단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에도 북한 입장에서는 얻은 게 없다며 북한은 구체적인 성과를 얻지 못할 바에야 대화를 갈망하는 것처럼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품은 불만의 씨앗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재 완화를 기대했으나 결국 협상이 결렬됐을 때 뿌려졌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조지메이슨대 한국분교 방문학자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은 담화만으로 북한의 속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남북협력사업에 반대하는 미국에 반발하지 않고 원조형 지원만 제안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불만이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아브라하미안은 “북한은 아마도 또 다른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약간의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역대 위기의 순간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활동을 자극해왔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북한이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국에 화가 났다고 분석하며 “북한은 한국에 응징하기 위해 위기를 조성하고 그 긴장을 미래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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