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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임위 다 주자” vs “굴욕 참고 실력 대결”…통합당, 강온 분열
매파 “파행 선언·상임위장 다 포기”
온건파 “알짜 상임위서 정책 경쟁”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원 구성이 이뤄지는 데 대한 대응책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파행을 선언하고 야당 몫 상임위원회도 넘겨버리자는 소위 ‘매파’가 주류로 보이지만, 굴욕을 참고 상임위에서 정책 경쟁에 나서자는 ‘비둘기파’도 있어 하루 이틀 사이 뜻이 모이기는 힘들 전망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 이후 매파의 목소리가 더 커졌으나 비둘기파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답이 바로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놓고는 중진 의원들 간에도 뜻이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당내 매파로 꼽히는 의원들은 관례 상 야당 몫으로 떨어지던 ‘게이트키퍼’ 법제사법위원장을 뺏긴 이상 민주당과는 더 이상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이 먼저 야당을 등졌으니 ‘보이콧’을 선언한 후 상임위원회 18개를 미련없이 줘버리자는 것이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상임위 몇개를 받고 가라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했다. 매파들 사이에선 일단 민주당에게 ‘책임 정치’를 맡기고 성과가 신통치 않을 때 곧장 책임론을 꺼내자는 말도 나온다. 통합당의 한 3선 의원은 “우리 협조 없이 민주당의 기조대로 국정 운영이 이뤄지면 좋은 결과를 낙관하기 힘들 것”이라며 “민주당의 고질병인 ‘야당 탓’을 없앨 전화위복(轉禍爲福)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분하지만 투쟁 기조는 악순환의 반복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무위·교육위·농해수위·국토위 등 ‘알짜’ 상임위를 갖고 이 안에서 실력으로 승부를 보자는 것이다. 특히 국토위와 농해수위 등은 민생과 직결되는 상임위인 만큼 잘만 하면 나쁠 것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합당의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투쟁하는 이미지가 부각되면 또 실패한다”며 “대화 끈을 놓지 말고, 각 상임위에서 끊임없이 토론을 해 우리의 유능함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와 관련, 전날 페이스북에서 “언제까지 국회 파행이 가능하겠느냐”며 “물론 굴욕적이지만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알뜰히 챙긴다면 이 굴욕을 국민이 보상해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통합당 내 매파와 비둘기파 모두 다음 달 출범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법안 처리 과정에선 이견 없이 반발 기조로 뜻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장 후보는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6명의 동의가 있어야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있는데, 야당 몫인 위원 2명만 반대해도 임명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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