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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는 “먼나라 분쟁”…대응 카드 못 내놓는 靑
트럼프 “분쟁해결 美의무 아니다”
美국무부 “北 실망”…협상복귀 촉구
靑, 심야 NSC 회의 등 대응책 고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을 맞은 14일(현지시간)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 골프 클럽에서 주말을 보낸 뒤 인근의 모리스타운 뮤니시펄 공항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오르기 위해 활주로를 걸어가며 엄지를 세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공개적으로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하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분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선을 긋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미 사이에 낀 청와대는 위기를 돌파할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어 고심이 깊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주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많은 사람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머나먼 땅에서 벌어지는 오래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은 미국 병력의 의무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국민이 위협받는 경우 행동에 돌입, 반드시 싸워 이길 것이라고 ‘적’들에게 경고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거듭 강조한 원칙론적 차원의 언급이겠지만 최근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등과 맞물려 주목된다. 남북문제에는 관여하지 않겠지만 북한이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경우 강력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미 행정부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북한이 대남 군사 행동을 위협한 것에 대해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언급하며 경고 목소리를 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김 제1부부장의 담화 내용 자체에는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서 “우리는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최근의 북한 행보에 실망했다고 거듭 밝히며 도발을 피하고 협상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문제는 청와대를 비롯한 우리 정부가 당장 내놓을 수 있는 대응책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북 특별사절단(특사) 파견’ 등으로 상황을 돌파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북한이 특사 제안에 응할지 미지수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 3·1절 기념사 등을 통해 ‘남북 협력’ 구상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없었다.

앞서 청와대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와 군사행동에 나설 것을 시사한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나온 지 3시간 여만인 14일 0시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NSC 회의에서는 일단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분석하기 위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다만 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청와대에서는 엄중히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화의 끈은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직 절망적인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남북관계는 늘 끊길 듯하다가도 이어져왔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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