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靑까지 나섰건만…北 “아랫동네 아둔” 南 맹비난
北 통전부 이어 외무성 내세워 연일 대남비난
“팔삭둥이들, 앵무새처럼 비핵화 운운 아둔해”
北 대남 ‘대적관계' 선명화 경색 장기화 불가피

북한은 13일 전날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담화에 이어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담화를 통해 대남비난공세를 이어갔다. 권 국장은 남측이 한반도 비핵화를 논할 신분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연철 통일부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청와대까지 나서서 대북전단에 엄정대응하겠다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북한의 대남비난 공세는 오히려 격화되는 모습이다. 북한의 대남공세는 통일전선부에 이어 외무성까지 가세하면서 비난 범위가 확대되고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담화에서 남측 외교부 당국자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주제넘게 떠벌였다”며 “조미(북미) 사이의 문제와 핵문제에 있어서 논할 신분도 안 되고 끼울 틈도, 자리도 없는 남조선 당국이 조미대화 재개를 운운하고 비핵화에 대해 제멋대로 해석하면서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를 치고 있는데 참 어이없다”고 일축했다.

권 국장은 “1년 전에도 어울리지 않는 체모로 꼴불견스럽게 놀아대지 말고 조미사이에서 썩 빠지라고 충고를 준 것으로 기억되는데 지금까지도 끼어들 명분을 찾아보려는 아래동네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가긍하고 초라하다”면서 “지금 조미대화가 없고 비핵화가 날아난 것은 중재자가 없어서가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의 북미 사이에서의 중재자 역할론을 폄하했다.

이어 “비핵화가 실현되자면 어떤 조건이 성숙되어야 하고 얼마나 많은 산들을 넘어야 하는지 개념조차 모르는 팔삭둥이들이 앵무새처럼 비핵화를 운운해대는 꼴을 보면 이렇게도 아둔한가하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또 “우리를 상대하려면 많은 고심을 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 접근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2년 전과도 많이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으며 계속계속 무섭게 변할 것이다.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 당국자는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 담화에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확실한 힘을 키우겠다고 밝힌데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한다면서 북미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전날 자정 무렵에는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뒤 대북전단과 물품 등 살포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며 위반시 엄정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의 담화를 통해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장 통전부장은 ‘북남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NSC 조치에 대해 ‘서푼짜리 연극’이라며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통전부장은 특히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났다”, “실천은 한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서고 싶지 않다” 등의 표현을 통해 남북관계 단절 의지를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와 선전매체들도 대남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도발자들을 징벌하는 무자비한 보복의 철추’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남조선 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저들의 중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인간쓰레기들의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묵인함으로써 북남관계를 파국적인 종착점에로 몰아왔다”면서 “우리 인민의 가장 신성한 사상감정을 훼손시킨데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정범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부국장은 선전매체 메아리에 기고한 글에서 “저들이 하고 싶어도 세인의 눈이 무서워 직접 하지 못하는 심리전을 ‘탈북자’ 놈들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라는 미명하에 못 본 척한 것”이라면서 “저들이 어떤 위험천만한 짓을 벌려놓았고 그 죗값이 얼마나 큰가하는 것을 소름 돋을 정도로 뼈저리게 느껴볼 시각이 마침내 다가왔다”고 위협했다.

북한이 전통적으로 남북관계 업무를 다루는 통일전선부에 이어 대외관계를 취급하는 외무성까지 내세우고, 주민들이 접하는 당 기관지에도 연일 대남비난공세 글을 게재하는 등 남측을 적으로 돌리는 대적(對敵)관계를 명확히 하고 있어 상당기간 남북관계 경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