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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집 싫다, ‘큰아빠집’ 가고 싶다”는 창녕 아동…기관·당국도 “재위탁 검토”
실제 친척집 아니지만…학대 아동, 최초 신고자에 진술
가정위탁지원센터 “아이 심리적 안정 위해서 최선 모색”
“과거 위탁 가정도 긍정적…아이, 체중 증가 등 회복 중”
최근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녕의 한 초등학생 A양이 지난달 29일 창녕의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창녕 학대 아동’ A(9)양이 탈출 직후 과거 2년 동안 자신을 돌봤던 위탁 부모인 ‘큰아버지·큰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이 이 위탁 가정에 아이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이를 맡았던 위탁 부모는 A양의 실제 친척은 아니지만, 이들은 재위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자신이 살던 빌라 4층 베란다에 감금돼 있던 이 아동이 난간을 넘어 극적으로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12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산하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이하 위탁센터)에 따르면 위탁센터는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과 A양을 과거 위탁 부모에게 다시 맡기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위탁센터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가장 좋은 방안을 찾고 있다”며 “과거 위탁 부모와도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A양을 맡았던 위탁 부모는 현재에도 한 명의 다른 아동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자신을 구조한 최초 신고자에게 “집에 가기 싫다”며 “‘‘큰아빠·큰엄마’한테 데려다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혼자 A양을 키우던 친모 B(27)씨는 2014년 11월 26일, 위탁센터에 처음으로 문의한 뒤 2015년 2월 10일부터 2017년 2월 9일까지 2년 동안 A양을 위탁 가정에 맡겼다. A양과 위탁 부모는 최근까지 교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에 대한 B씨의 학대는 B씨가 2017년 계부 C(35)씨와 결혼해 경남 거제로 이사할 때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지난 11일 오후 경남의 한 병원에서 퇴원, 아동 쉼터로 옮겨진 상태다. 얼굴과 몸 곳곳의 타박상은 대부분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과 발에 있는 화상의 경우 흉터가 남아 쉼터에서 연고 등을 바르면서 치료할 계획이다.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입원했을 때보다 몸무게도 다소 늘었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계부와 친모로부터 심한 학대를 당해 온 A양은 경찰 신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거주지인 4층 빌라에 갇혀 있다가. 테라스 난간을 타고 옆집으로 탈출해 빠져나왔다. B씨와 C씨는 A양이 집을 나가겠다고 반항한다는 이유로 탈출 이틀 전부터 A양의 목에 쇠사슬을 묶었다. A 양이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만 쇠사슬을 풀어서 움직이도록 했다. A양은 탈출 당일 오후 친모가 잠시 목줄을 풀어준 사이, 추락 위험을 무릅쓰고 4층 자신의 집에서 난간을 넘어 옆집 테라스로 넘어갔다. 옆집에는 사람이 없었고 A양은 옆집 현관문을 통해 탈출했다.

경찰 조사에서 A양은 “계부가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을 지져 화상을 입히고 쇠막대와 빨래 건조대로 폭행을 했다”고 밝혔다. “친모는 글루건을 발등에 쐈고 이로 인해 화상을 입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루건은 열을 이용해 물체를 접착시킬 때 쓰는 기구다.

특히 B씨와 C씨는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A양의 발바닥 등을 지지기도 했으며, 욕조에 머리를 박게 하기도 했다. 의료기관은 A양에 대해 심한 빈혈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과 신체에서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골절을 확인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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