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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글로벌 생산·교역 위축, 금융위기보다 클 것”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은행]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 생산·교역 감소 정도가 금융위기 당시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11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각국의 전례 없는 봉쇄조치에 따른 글로벌 공급 차질, 구매 활동 제한, 통관·물류 지연 등으로 글로벌 교역이 크게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여건도 나빠지고 있다”며 이런 전망을 내놨다.

특히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우리나라와의 교역이 늘어난 중국·아세안 국가들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져 한국 수출에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비대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이동제한 조치로 줄어든 휴대전화·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용 반도체 수요 감소 폭이 더 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각국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늦춰진 휴대전화·가전제품 반도체 수요가 늘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기계류 등의 수출은 국제 유가 급락 탓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낮은 수준의 국제 유가가 중동·러시아 등 산유국의 경기 부진으로 이어져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자동차, 기계류 등의 수출도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해외 건설 발주와 송유관 수요도 위축되기 때문에, 결국 저유가 추세가 선박·철강 등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아울러 한은은 이런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 둔화, 무상교육 확대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런 요인들의 영향으로 낮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주요 선진국의 경우에도 대체로 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의 5월 전문가 서베이(설문조사)에서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1월보다 0.3∼0.9%포인트(p) 떨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전면 봉쇄 조치가 실행된 나라들에서 식료품 가격은 오른 경우가 있었다. 봉쇄 조치의 강도가 강할수록 식료품 가격은 많이 뛰고 반대로 서비스 물가는 떨어졌다.

한은은 “전면 봉쇄가 이뤄지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생필품 가격 상승이 미미한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 확대,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정부 정책도 물가를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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