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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혼부부 대출상품, 태아 자녀수로 포함 안 해”
자녀수에 따라 대출한도·금리 달라져
청약 시 특공선 태아를 자녀로 인정
“사후 검토과정 등 시스템 차이 있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 3살인 첫째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둘째가 있는 A씨는 주택도시기금의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을 알아보던 중 자신이 2자녀 이상 가구 혜택(대출한도 증가·우대금리)을 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주택 청약에서 태아를 자녀로 인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도 2자녀 조건을 충족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대출을 받을 때 주택도시기금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자 소관인 국토교통부의 문을 두드렸다.

경기원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양영경 기자/y2k@]

최근 국토부가 이런 의견을 반영해 신혼부부 전용 대출상품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했으나, 자녀수 기준에 기존처럼 태아를 포함하지 않겠다고 최종 결론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신혼부부들은 청약 과정에서 태아를 포함한 미성년 자녀가 자녀수로 산정되는 것과 달라, 자금계획을 짤 때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1일 “대출심사는 대출 신청일 현재 자격을 기준으로 이뤄지는데, 자녀수 기준은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상 만 19세 미만 자녀를 기준으로 해 태아를 자녀수에 포함할 수 없다”며 “제도를 바꾸면 대출운용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자녀수는 대출한도와 우대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여서 그간 태아도 자녀수에 포함해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예를들어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대출은 혼인기간 7년 이내 또는 3개월 이내 결혼 예정자가 수도권 내 3억원 이하 전셋집을 구할 때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에서 2억원까지 빌려준다. 2자녀 이상이라면 임차보증금 기준이 4억원, 대출한도가 2억2000만원까지 늘어난다. 우대금리도 자녀수에 따라 0.3~0.7%포인트 적용된다.

청약을 할 때 신혼부부·다자녀 특별공급에서 태아를 자녀수로 인정한다는 점도 대출신청자들이 의문을 제기한 부분으로 꼽힌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40조 및 제41조에 따르면 특별공급 요건인 자녀수 산정 시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임신 중인 태아도 자녀에 포함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청약은 먼저 청약을 하고 추후 심사해 대상자 선별 및 소명 절차가 있지만, 대출은 심사 이후 대상자를 선별해 대출금을 지급한다”며 “대출은 금융기관이 사후 적발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환수의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약에서도 사후 검토가 핵심이다. 결혼·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주거지원 방안 중 하나로 청약 시 태아를 자녀로 인정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부정청약이 드러나기도 한다. 지난해 4월 수도권 5개 단지에서 임신진단서를 제출해 당첨된 83건 중 약 10%에 해당하는 8건이 허위서류에 의한 부정청약으로 파악돼 수사를 받았다.

국토부는 대출 이용기간 중 출산에 따라 자녀가 늘어나면 추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경우라도 중간에 대출한도를 변경할 수 없는 등 2자녀 이상 혜택을 온전히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을 전망이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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