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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별복지’로 일관된 박원순 시장 “전국민 고용보험은 빵먹을 자유를 보장하는 권리”
기본소득은 이미 우산 쓰고 있는 사람한테 우산 씌우는 격
이재명 지사와의 경쟁·대립 아니라 수도권 방역의 파트너
탈북자 전단살포는 더 큰 남북관계 해쳐, 바람직하지 못해
‘생활 속 거리두기’는 전문가들의 폭넓은 의견, 회귀 못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정치권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갑론을박이 한창인 가운데 박원순 서울 시장은 “전국민 고용보험은 배고픈 사람이 빵 먹을 자유를 보장하는 권리”라고 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은 배고픈 사람이 빵먹을 자유”라고 한 말을 맞받아 친 것이다.

9일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인터뷰에서다. 박 시장은 “재난의 위기 순간에는 가장 취약한 계층에 고통이 먼저, 더욱 깊게 온다”면서 “(고용보험은)비를 쫄딱 맞고 있는 자영업자, 프리랜서들에게 우산을 씌워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4대 보험이나 고용보험이란 튼튼한 우산을 갖고 있어 안전하게 비를 피할 수 있다. 이미 우산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잉여가 되기쉽다”고 했다.

앞서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와 전 도민에게 10만 원을 준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을 두고 세간의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박 시장은 ‘선별복지’ 편에 다시 섰다. 박 시장은 “재원이 한정돼 있어 우선 순위를 정해야한다. 모든 국민에게 의미있는 돈을 지급하는 건 지금 상황에선 불가능하다”고 재정의 한계를 짚으며, “가장 먼저, 가장 깊은 타격을 입는 사람을 보장하는 게 정의고, 공정이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또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경쟁 구도로 보는 시각에 대해선 “기본소득, 고용보험 모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민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며, 대립 구도로 보는 건 옳지 않다. 이 지사는 아이디어가 많고, 수도권 방역 파트너로서 손발을 맞춰 협력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 날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도 출연해, 남북 간 통신연락선 단절의 계기가 된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에 대해서 “북에 대해 지적할 건 지적해야하지만,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라면 그런 행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판에 전단지를 살포한다면 북 정권 당국 입장에선 좋아할 리 있겠나”라고 전향적으로 말했다.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를 추진 중인 서울시로선 남북관계의 냉각이 길어지면 유리할 수 없다. 박 시장은 “남북 관계의 더 큰 관계를 해칠 수 있는 것이다. 성숙한 역사를 위해서 자제해야한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남북관계는 산을 하나 넘는 게 아니고 산맥을 넘는 일이다. 좋은 날도 있고 비오는 날도 있다.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3번이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렸다. 지금 여러 작은 이슈들 때문에 어려운 상황 놓여있는데, 우리가 이미 진전한 게 있기 때문에 신뢰와 노력을 계속해 간다면 좋은 날도 올 것이라고 본다”고 낙관했다.

박 시장은 또한 회계부정과 횡령의혹을 받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에 대해선 “비영리단체는 재정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많은 이들의 기부에 의해서 운영되므로 그게 철칙이다. 이번에 부족했다면 확실하게 기준을 만들고 그런 것에 천착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편으로 정신대,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해 온 중요한 역할을 폄훼해선 안된다. 지속되어야할 고귀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박 시장은 “정부나 시가 시행 중인 ‘생활 속 거리두기’는 전문가들의 폭넓은 의견 수렴 끝에 내린 것”이라며 “생활 속 거리두기가 과거로 돌아가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위기와 긴장이 혼재된 상황이 생활방역이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시민 개개인이 주체가 된 백신이다. 무더운 날씨가 오는데 손에서 마스크를 놓치지 않고 버티고 있는데, 도시 봉쇄 없이 우리의 일상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조금만 인내해주시면 잘 될꺼라 생각한다”며 현 상태 유지 입장임을 내비쳤다. 그는 “앞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와 일정하게 살아가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 완전 제로(0)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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