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가 완료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공사현장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분양 방식과 분양가를 놓고 조합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선분양 시 3.3㎡당 일반분양가 2910만원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조합은 내달 초 임시총회를 열어 이 가격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부 조합원은 애초 알려진 분양가(3.3㎡ 2970만원)보다 60만원이나 낮아진 것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분양가 협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조합장을 해임하고, 향후 조합 총회를 막기 위한 가처분 소송도 추진하고 있다.

조합은 이날 관리처분계획 변경과 예산안 수립 등을 주요 안건으로 긴급 소집한 대의원회를 개최했다.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에는 일반분양가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대의원회가 개최된 장소에는 조합원 수십 명이 선분양과 3.3㎡당 2910만원의 일반분양가를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내달 초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개최한다는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지만, 일반분양가 산정에 대해서는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합이 후분양 시 일반분양가에 대한 민간연구 용역을 진행한 결과 예상 분양가가 3.3㎡당 3561만7000원인 것으로 추산된다는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내달 초 임시 총회 날짜와 장소 선택을 조합장에게 위임한다는 결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애초 조합은 3.3㎡당 3550만원의 일반 분양가를 원했지만, 고분양가를 관리하는 HUG는 3.3㎡당 2900만원대에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내달 29일부터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일반 분양가가 더 낮아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둔촌주공 재건축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HUG가 제시한 분양가로 사업이 진행되면 조합원당 분담금이 1억2000만∼1억3000만원 정도 늘어난다며 후분양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조합은 내달 초 총회에서 선분양과 후분양 가운데 선택하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

조합 관계자는 “둔촌 주공은 단지 규모가 큰 데다 자금 압박을 받는 시공사들 때문에 후분양으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