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이틀 50명대를 넘어서는 등 ‘수도권 대유행’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보건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치과 의료계가 7000여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행사를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는 지난 5~7일 서울 코엑스에서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시덱스·SIDEX2020)’ 행사를 강행했다. 이 행사에는 사전등록을 통해 전국 각지의 7000여명의 치과 의사들이 참가를 신청했다.

보건복지부는 행사 개최와 관련, 서울시치과의사회에 자제요청을 했었다. 서울시 역시 집합제한 명령 및 확진자 발생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했으며, 상급단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도 행사취소를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치과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 행사가 다른 행사들에 비해 위험한 이유는 전국 각지에서 수 천명의 치과의사들이 같은 공간에 밀집하고 다시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는 점”이라며 “게다가 치과는 다른 병원과 달리 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특수한 환경이라 비말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홍종현 홍보이사는 이와 관련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시의 집합금지명령이 행사의 원천불가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코로나 예방을 위해 4단계에 걸쳐 촘촘하게 방역망을 구성했다”며 “지난 1년간 준비해온 행사를 취소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커서 강행을 결정하게됐다” 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상급단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 일부 치과기자재업체까지 행사자제권고 및 취소요청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굳이 강행한 것에 대해 많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행사조직위측은 회원들의 참여독려를 위해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6일에는 제네시스 G70, 7일에는 제네시스 G80을 추첨을 통해 준다는 경품행사도 내걸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서울시치과의사회가 본인들의 가장 큰 수익행사인 시덱스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부담이커서 행사를 강행했지만 만약 확진자가 나와 2차유행의 진원지가 된다면 그 후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IDEX 2020 조직위원회 핵심임원이 행사 첫날인 지난 5일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임원은 어제 아침 코로나19 유사증상이 나타나, 자발적으로 관내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검사결과는 오후 늦게 ‘음성’으로 통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임원은 이 같은 사실을 서울시치과의사회 임원들에게 오전 검사 후 곧바로 알렸지만 서울시치과의사회는 해당임원의 검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예정된 SIDEX 행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