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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수지 또 적자] 첨단제품 선진국 수출은 버텼지만 신흥국 시장 위태
반도체·ICT기기만 선방
일반공산품은 수요 급감
동남아·중남미 경제악화
부진 장기화 가능성 높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이 고꾸라지면서 지난 4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9년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품목 및 지역에 상관 없이 수출 전반이 타격을 입었는데, 그나마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수출이 버텨줘 상품수지가 적자로 돌아서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경제 환경이 불안정한 중남미 등 신흥국 수출은 코로나19 충격으로 휘청이면서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이들 신흥국 경제는 상당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우리의 수출 부진도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 수출은 통관 기준으로 365억5000만달러를 기록, 작년 4월보다 약 25%(120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4월 수출 규모는 2010년 2월 이후 10년2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전통 제조업 수출이 크게 줄었다. 선박 수출은 4월에 10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2.3%나 줄었다. 석유제품도 17억2000만달러 수출로 작년 4월보다 56.2% 급감했다. 가전제품(-51.0%), 자동차부품(-49.5%), 승용차(-35.6%) 등도 크게 축소됐다.

그에 비해 첨단 품목인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는 감소율이 제한적이었다. 반도체 수출금액은 73억8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4.9% 줄었고, 정보통신기기는 23억7000만달러로 2.8%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신흥국 수출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고, 그나마 선진국 수출이 비교적 선방했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에 대한 수출은 14억달러로 작년 4월(30억6000만달러)보다 절반 이상으로 악화됐다. 월 규모가 100억달러를 웃돌았던 동남아 수출도 93억5000만달러로 줄면서 전년동월대비 24.7%나 빠졌다. 중동 수출 역시 작년보다 20.5% 감소한 12어4000만달러에 그쳤다.

일본이 작년 4월보다 12% 줄어 주요 지역 중 가장 낮은 감소폭을 보였고, 그 뒤를 미국(-13.5%), 중국(-17.9%), EU(유럽연합, -20.0%)가 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도 작년 5월보다 약 24%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경상수지가 5월까지 두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4월 경상수지는 배당지급 요인이 대규모 발생하면서 전년 4월과 동일하게 적자를 기록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상품수지가 전년보다 크게 악화되면서 경상수지 전체적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며 “다행히 5월에는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와 5월엔 다시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를 170억달러로 전망한 상태다. 1~4월 누적 흑자가 104억90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5~6월에 65억1000만달러 흑자를 내야 한다. 남은 두달 간 약 33억달러씩 흑자를 보여야 가능한데 수출 회복이 단기에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 달성 여부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은은 올 하반기 경상수지는 400억달러로 크게 반등, 연 경상수지를 570억달러 흑자로 내다보고 있다. 이 역시 하반기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는 것을 전제로 내놓은 수치로 일각에선 500억달러를 넘기도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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