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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태섭 징계’ 입 닫은 與 의원들…‘열린우리당’ 학습효과?
각종 논란에도 이견·비판 없어
42% 차지 초선의원도 조용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

윤미향 의원 의혹이나 금태섭 전 의원 징계 등 잇딴 논란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조용하다. 당내 이견과 비판이 줄고 있다. 의원들이 점점 입을 닫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거대여당의 몰락을 경험했던 열린우리당의 학습효과라는 분석과 기강이 잡힌 당 문화로 인한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징계 논란을 두고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고 있다. 징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낸 의원은 재선 조응천 의원이 유일하다. 대부분 의원들은 경고 조치가 가장 낮은 징계 수준이라는 당 지도부의 의견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윤미향 의원이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을 때도 대부분의 의원들은 말을 아꼈다. 일부 의원들은 윤 의원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이해찬 대표의 함구령이 떨어진 이후 이같은 의견조차 사라졌다. 민주당 전체 의석의 42%인 82명의 초선들은 더욱 조용하다.

초선 김남국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당론은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된 것이기에 당론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징계는 적절했다”며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 가치와 소신이 다 다른데 정제되지 않은 개인 발언이 쏟아진다면 일하는 국회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시절과는 매우 대조적이라는 분석이다. 17대 국회 당시 152석을 확보했던 열린우리당은 초선들의 각개전투로 좌충우돌을 겪었다. 당시 초선의 수는 108명으로 열린우리당의 전체 의석 수의 70%를 넘었는데 각자 자기 주장과 소신을 내세우면서 ‘108번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내부 분열을 거듭하던 열린우리당은 결국 지방선거와 16대 대선에 연달아 패배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특정 사안에 대해 초선들이 각자 논평을 연달아 내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혈안이었다”며 “결국 당 내 싸움이 초선 대 중진의 세력 경쟁으로 비화한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지난 총선 직후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깊이 반성한다”며 17대 총선 압승 이후 ‘트라우마’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초선 당선인 대상의 토론회에서 “초선이었던 열린우리당 시절 과오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는 ‘통일된 대응’이 당체계의 안정화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열린우리당 때는 창당 직후인데다 지도부가 자주 바뀌어서 당의 체계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지만, 지금은 당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확립돼 있다”며 “당의 전체적인 흐름과 기조에 대한 컨센선스가 형성돼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초선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의원은 “과거엔 난타전이나 공방의 형식으로 주목을 받고자 했다면 이제는 의정활동으로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공통적”이라며 “열린우리당 때와 같은 아픔을 반복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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