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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골프꿈나무 중국훈련 무산...자기집에 캠프 차린 최경주

코로나로 온통 해외 출입국이 발이 묶인 요즘, 최경주는 얼마전 자가격리 14일을 마다 않고, 잠시 한국을 다녀갔다. 큰아들 호준씨가 해병대에 입대하는 걸 격려하고, 참관하고자 하는 이유였다.

최호준 씨는 최경주 재단에서 하는 동계 캠프에 꾸준히 참석해왔고, 지난 3여년은 아이들과 소통하고 통솔하는 스태프로 참여한 바 있다. 그런 그에게 지난 겨울 동계 캠프는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다.

최경주 재단의 동계 캠프는 매년 12월 말부터 2월 말까지 2개월 동안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다. 최경주는 1월 시즌 시작 직전까지 그곳에서 꿈나무들과 함께 생활하며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올해도 같은 장소에서 캠프가 진행됐는데, 중국에서 코로나가 터졌다. 동계 캠프를 보낸 부모님들의 우려와 걱정 속에 스케줄을 취소하고 귀국할지, 원하는 학생들만 중국에 남아야 할지 캠프 운영팀은 걱정에 휩싸였다.

코로나 상황이 갑자기 긴박하게 돌아갔고 짧지만 깊은 고민 끝에, 캠프를 미국 댈러스의 최경주 집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스태프 3명을 포함해 총 20명이 최경주 집으로 몰려들었다. 5명의 식구가 살던 집은 북새통이 되었다. 예상했던 상황이 아니었기에 모든 걸 준비해야 했다. 아이들이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매트리스와 그에 필요한 침구류도 다 구입했다. 스무명이 넘는 사람들이 같이 식사할 그릇도 마땅치 않아서 그릇들까지도 사야 했다.

최호준 씨도 자기 방에서 스태프들과 같이 자며, 아이들의 훈련 일정을 도왔다. 아이들은 오히려 더 좋은 연습 환경 속에서 신나게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처음 접해보는 미국 문화에 신기해 했고, 밤에는 안되는 영어를 배워 보고자 같이 모이기도 했다. 최경주는 대회일정으로 아이들이 머무는 기간 동안 며칠 함께 하지 못했지만, 집에 있는 가족들이 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지원해 동계 캠프는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코로나로 인해 닥친 상황에 비용과 수고는 더 들었지만, 꿈나무들은 미국을 경험하면서,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과 미국 투어에서 뛰고 싶다는 더 큰 꿈을 꾸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의 막연한 목표가 미국에 와서 더 명확해졌고, 더 많이 배우고, 연습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더 극대화됐다. 위기가 기회가 된 순간이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모든 투어는 대회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을 겪었고, 선수들은 생전 겪어보지 못했던 긴 오프시즌을 지냈다. 그로 인해 경기의 소중함도, 팬의 중요함도 더 깊이 실감하게 되었다. 많은 선수들이 팬과 소통하고자 유튜브 개인 방송을 개설하거나 SNS 계정에서 열심히 활동중이다.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심리 속에 생긴 또 하나의 긍정적인 현상이다.

이번 최경주 재단 동계 캠프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상황 속에 내려진 미국행 결정이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고, 도전이 되었다. 코로나 상황은 아직도 종식되지 않았고, 지금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과 같은 상황이다. 다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계속해서 꿈꿀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하고 지켜주는 일이 곳곳에서 계속되기를 바란다.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계속 되어야 한다.

〈KLPGA 프로·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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