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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콩·돼지고기 구매 중단”…中의 반격에 위기 맞은 무역 합의
中 정부 관리, 자국 회사에 美 농산물 구매 중단 지시
“1단계 무역 협정 파기, 미·중 완전 경쟁 돌입 상징”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법제화 강행으로 극대화 하는 미·중 갈등의 불씨가 이번엔 무역전쟁으로 옮겨 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법제화 강행으로 극대화 하는 미국·중국 갈등의 불씨가 이번엔 무역전쟁으로 옮겨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로이터 통신, 포린폴리시 등은 ‘중국 내 주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 관리들이 자국의 최대 곡물 회사인 중량(中糧)그룹(COFCO)과 주요 국영 회사에 대두를 포함한 일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지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 내 바이어들은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주문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이유로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 절차를 시작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한 직후 나온 것이다. 중국 정부 차원의 ‘반격’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확대는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의 핵심 사안이다. 양국은 지난 1월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 제품을 대규모로 사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에서 향후 2년간 2017년에 비해 2000억달러(약 245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사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이 합의에 따르면 중국이 올해만 365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1분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액은 34억달러에 그쳐 사실상 합의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냉전’ 수준으로 격화한 양국 간의 충돌로 가뜩이나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1단계 무역 합의가 결국 파기 수순으로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TASS]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은 “현재 미·중 관계에 1단계 무역 협정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며 “협정 파기는 미·중이 완전 경쟁 관계에 돌입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1월 미 대선에서의 유·불리 여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1단계 무역 협정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데릭 시저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무역 협정 파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비용이 따를 것”이라면서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중 강경 노선을 택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적 강점으로 여겨지던 반중(反中)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무역 협정 파기 등 더 강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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