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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나약한 주지사들” Vs. 주지사들 “트럼프가 상황 악화시켜”
트럼프 “얼간이처럼 보일 것”
주지사들 “연민과 리더십 보여야 할 때”
백악관 내부에서도 11월 대선 악영향 우려 목소리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의해 불탄 워싱턴DC의 한 교회를 방문하는 모습.[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 전역으로 폭력 시위가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들에게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하지만 일부 주지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들과 한 시간 가량 이어진 화상회의에서 주지사들의 대응이 너무 나약하다며 “강경하게 나서지 않을 경우 ‘얼간이(jerk)’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돌을 던지는 건 총을 쏘는 것과 같다”며 응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했으며, 또 폭력과 약탈 장면이 나오는 텔레비전 화면을 언급하며 이들을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에게 왜 이들을 기소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에게 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말라고 충고하며 “우리는 워싱턴DC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지사들에게 더 많은 방위군 소집을 요구한 것이다.

회의에 동석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 역시 주지사들에게 “말썽꾼들을 쫓아가라”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발끈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주고 받았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침착함이 필요하다”면서 “백악관이 사용하는 표현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고 비판했다. NY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화상회의 땐 면전에서 직접적인 비난을 받은 적이 없던 트럼프 대통령이 “나도 당신(프리츠커 주지사)의 수사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움찔했다고 전했다.

자넷 밀스 메인주 주지사(민주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인주 방문 계획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우리 주에 온다면 더 큰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의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CNN에 따르면 그는 기자로부터 화상회의 관련 질문을 받자 “이 나라는 가장 연민과 리더십이 필요한 지난 몇 주 동안 어디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비통함, 사리사욕,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것은 보스턴에, 매사추세츠에 그리고 위대한 이 나라에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이날 화상회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적인 트윗을 사용해 당파적 공격을 하면서 힘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일 계속된 강경 대응은 백악관 내부에서도 이견을 키우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연설을 촉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 보좌관은 자칫 11월 대선에서 흑인을 포함한 주요 유권자를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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