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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엎친데 G2갈등 덮친’…위기의 한국경제
미-중 수출 비중 30%넘어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변화·중간재 등 타격 불가피
경제시스템 근간 뒤흔들릴 가능성 배제못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우리경제에도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경기는 물론 글로벌 경기가 동반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양대 교역국인 G2가 무역은 물론 정치·경제·외교·군사 등 전방위적 갈등을 보임에 따라 ‘엎친 데 덮친’ 상황이 되고 있다.

당장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음은 물론, 글로벌 밸류 체인(GVC)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한층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우리경제의 중추인 수출이다. 수출은 2월에 반짝 반등(전년 대비 3.8%)했지만, 3월에 소폭 감소(-0.7%)한 데 이어 4월에는 감소폭이 24.3%로 대폭 확대됐다. 5월 들어서도 20일까지 20.3% 줄었다. 자동차·석유화학·휴대폰 등 주력 수출품목들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특히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의 핵심 교역국으로 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40%에 육박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은 1362억달러로 전체(5422억달러)의 25.1%를 차지했고, 미국에 대한 수출은 733억달러로 전체의 13.5%를 차지했다. 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38.6%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G2 양국의 전방위적 패권 경쟁으로 수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G2의 무역전쟁으로 우리나라 수출은 1년 내내 감소세를 지속했고, 이것이 전체 경제를 0.4%포인트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다 미중 양국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더욱 심한 압박을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미중 양국 갈등은 통상·기술은 물론, 부품 등의 공급망, 금융·투자, 대만·홍콩 문제를 둘러싼 정치 부문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중 갈등관계가 다방면에서 격돌과 대립 양상을 지속하면서 이전으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미중 간 신뢰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양국이 통상분야에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할 수 있지만, 기술·금융·군사 등의 패권 다툼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금융과 국제정치 부문의 대립이 동시에 전개될 경우 세계 금융·경제 질서를 흔들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에 적극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우리 경제에 2차, 3차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과 이로 인한 미국 주도 세계질서의 균열 및 글로벌 헤게모니(패권)의 약화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의 제조업, 특히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5G 등 차세대 이동통신산업 등 첨단산업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반도체와 기계, 석유화학 제품 등 관련 산업의 중간재를 공급하고, 중국은 이를 통해 완제품을 생산, 전세계에 공급하는 구조다. 당장 미국이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우리나라 주력 수출기업들에 동참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따른 공급망 변화에 대응해 독자적인 공급체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반도체와 각종 소재·부품 등을 자체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할 경우, 우리나라로선 대규모 시장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의 급성장에 발맞춰 수출로 성장을 지속해온 우리나라 경제 시스템의 근간 자체가 뒤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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