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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년만의 마이너스 성장 온다…다음엔 0%금리 가나
글로벌 수요 줄면서
수출부진 이미 심각
미중 경제전쟁 겹쳐
외환위기 이후 최악
추가인하 전망 우세

[헤럴드경제=서경원·홍태화 기자] 한국은행의 올 성장률 전망치와 기준금리 하향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것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경기 충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은 미중 경제전쟁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벌써부터 기준금리를 더 내려 제로 금리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28일 올 우리경제의 성장률을 기존 2.1%에서 무려 2.3%포인트나 낮춘 -0.2%로 전망했다. 지난 2월만 해도 2%대 성장을 내봤지만, 전세계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석달 만에 한은의 전망치를 2%포인트 넘게 끌어내린 것이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도 0.75%에서 두달 만에 0.50%로 인하했다.

한은의 판단으로 볼때 우리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쓸고 간 뒤였던 2009년(0.8%)보다 더 극심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0.2% 성장을 기록한다면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주요 기관들은 올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한은도 여기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분기 들어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수출이 무너지면서 한은의 인식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우리 수출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3% 감소했고, 물량 기준으론 12.6% 줄면서 2009년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5월 들어서도 지난 20일까지 수출금액은 전년동기대비 20.3% 감소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우려와 달리 증가했지만, 나머지 무선통신기기, 승용차, 석유제품 등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향후 세계 교역 여건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 속 6월에도 수출이 단숨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분기의 마이너스 성장폭이 1분기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1분기에는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정책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률에 타격을 줬다면, 2분기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라 내수 악화보다 더 큰 수출 충격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올 플러스 성장을 하려면 하반기에 지난 2월 전망 수준의 경젱활동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란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 마이너스로의 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 실효하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0.50%로 이미 하한에 도달했단 주장이 있는 반면, 추가 인하할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시장에선 한은이 0.25%포인트 한 차례 더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자본유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단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이날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만 찍어낸다고 능사가 아니다”며 “경기가 바닥이냐 아니냐와 상관 없이 얼만큼 경기가 회복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도 “현재 미국과 중국이 분쟁을 지속하는 가운데 오히려 국제화된 시각을 갖고 대내외 경쟁력을 키우는게 우선”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고 신중하게 긴 호흡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처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참여한 한은의 조윤제 신임 금융통화위원은 주식백지신탁 제척 심사 지연으로 기준금리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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