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태안보트' 밀입국자 검거…삼척항 사건 이어 '경계실패' 또 현실로
23일 주민신고로 태안 해안가 버려진 보트 발견해
27일 밀입국자 6명 중 40대 중국인 남성 1명 검거
레저용 모터보트를 타고 충남 태안으로 밀입국한 뒤 해경에 붙잡힌 중국인 남성이 27일 오후 태안해양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연합]
충남 태안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주민 신고로 발견한 소형 보트를 감식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지난 23일 주민 신고로 발견된 충남 태안의 1.5t 소형 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40대 중국인 남성 1명이 27일 검거됨에 따라 군·경의 서해 경계에 구멍이 뚫렸음이 드러났다.

밀입국자들이 탄 민간 레저보트 1대가 유유히 해안·해상 경계망을 뚫고 들어온 만큼 군과 해경은 허술한 감시 태세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군은 지난해 6월 발생한 동해 삼척항 북한 목선 사건 당시 경계 실패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서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거듭된 재발 방지 약속에도 또 한 번 경계 실패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군은 밀입국한 중국인이 검거됨에 따라 밀입국자의 이동 경로 등에 대해 정밀 조사를 실시해 재발 방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군 일각에서는 민간용 소형 보트를 군용 레이더로 탐지하기는 어렵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최근 군이 군용 레이더로 소형 보트보다 더 작은 고무 보트를 탐지한 바 있어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군은 지난해 6월 삼척항 북한 목선 사건으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직접 '경계 실패'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까지 한 상황이다. 1년여 만에 또 유사 사건이 발생해 군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 일단 재발 방지책을 내놔야 하겠지만, 지난해 삼척항 사건에 이어 또 한 번 내놓는 재발 방지책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지가 관건이다.

해상 경계는 육군이 해안 500m까지 해안선 경계 임무를 맡고, 해군은 그 이후 영역에 대해 해양 경계 임무를 맡는다. 해경은 육군과 해군의 해상 경계 지원 임무를 한다.

이번처럼 민간 영역의 감시는 해경이 주로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사시 민군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점에서 결국 군의 경계 책임에 대한 질타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군 당국은 해경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며 뒤로 물러서 있었다. 이번 밀입국자 검거에 따라 군은 더 이상 뒤로 물러나 있을 수 없게 됐다.

앞서 지난 25일 한국군 최고사령부인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상황 관련 브리핑에서 "군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추가적인 확인, 평가, 검증이 필요하다"면서도 해당 해역과 지역에 대한 경계 상황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태안해양경찰서는 27일 밀입국 용의자 6명 가운데 한 명인 40대 중국인 남성 A씨를 전날 오후 7시 55분께 전남 목포시 상동 인근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경이 지난 23일 모터보트 발견 신고를 받은 지 닷새 만이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오후 8시께 일행 5명과 함께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를 출발, 21일 태안 앞바다에 도착했다.

A씨는 규모가 큰 모선 도움없이 소형 보트만으로 중국에서 태안까지 이동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를 타고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목포로 이동했다.

해경은 A씨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나라에 불법 체류하다 체포돼 강제 출국된 적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A씨 검거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그를 태안으로 압송했다.

해경 측은 밀입국자 6명 중 1명 검거에 이어 나머지 인원 5명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주민 신고로 태안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1.5t급 레저용 모터보트 1척이 발견됐다.

이틀 전인 21일 오전 모터보트 발견 지점 인근 도로변에 설치된 CCTV에는 해변에서 도로 갓길로 걸어가는 남성 6명의 모습이 찍혔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