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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결의 콘텐츠 저장소]일상이 파격인 김보라 안무 에디트 피아프가 환생하다
김보라의 ‘더 송’한 장면. [모다페 2020 제공]

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이해준)가 주최하는 ‘모다페(MODAFE·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국제현대무용제)’는 공연 예술 애호가들이 기다리는 축제로 주목받는다. 춤에 대한 현대적 관점으로 선도적인 작품들을 소개하고, 전 세계 공연 트렌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무용축제다.

올해로 39회를 맞이하는 ‘모다페 2020’이 5월 14일~2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최됐다. ‘센터 스테이지 오브 코리아(Center stage of Korea)’는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안무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공연을 관람한 날은 안무가 신창호, 김보라, 김경신의 작품이 무대를 장식했다.

심장의 박동을 증폭시키는 음악과 공간을 과감하게 휘젓는 남성 무용수들의 에너지를 담은 신창호의 작품 ‘노 코멘트(No Comment)’와 신속하고 조밀하게 움직이면서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김경신의 작품 ‘호모 파베르-애프터 맨카인드(Homo-Faber-After Mankind)’가 관객과 만났다.

김보라의 ‘더 송(The Song)’은 어둑한 조명아래 미니멀 하면서도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안무가 김보라가 블루댄스씨어터(예술감독 김혜정)의 레퍼토리 ‘더 송’을 새롭게 개작한 공연이다.

김보라는 ‘아트 프로젝트 보라’의 대표로 최근 몇 년간 활발한 해외 활동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는 안무가다. 매 공연 파격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는 김보라는 ‘더 송’을 통해 무대의 주체로서 자리하는 몸과, 그러한 몸으로부터 실현되는 움직임과 음악과의 연관성을 탐구했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여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인생을 그린 무용극이 음악과 움직임으로 초점화 된 것이다. 제거된 이야기들은 무용수들의 몸속에서 일련의 규칙화 된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음악과 몸짓 사이에서 극소화 된 추상성을 선보인다.

본질에 다가가려는 시도로 감춰져 있었던 또는 가려져 있던 것들을 들추는 것이 김보라 춤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더 송’에서 좀 더 과감한 미니멀적 시도가 나왔어도 될 법 했다고 본다. 9명의 여성 무용수가 출연하는 이 작품은, 발레에서 토슈즈를 신고 발을 모아 촘촘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부레(Bourree) 동작을 비롯해 중심이 되는 제스처들로 작품을 풀어낸다. 무엇보다도 김보라만이 나타낼 수 있는 색깔과 자연스러운 동양적 세련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공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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