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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현대차 노조, ‘신형 투싼’ 국내생산 고수
-노조 “고용 불안 불가피…국내 생산 고수”
-투싼, 미국서 누적 100만대 판매 인기모델
-제한적인 국내 생산량에 ‘못 사는 차’ 우려
-“글로벌 증산 요구에 앞서 노사합의 이뤄야”
신형 투싼 스파이샷. [카&드라이버 출처]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출시하는 ‘신형 투싼’의 해외생산에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단체협약 조항을 근거로 현지 신차 생산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미국이 자국 보호 무역주의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볼륨카 투입을 한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오는 8월부터 울산5공장에서 양산 예정인 NX4(신형 투싼)의 물량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코로나19 부품공급망 사태로 해외 유턴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해외공장 이관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외공장 이관은 고용안정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노사의 일방적인 결정엔 항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공장에서 내수와 수출물량을 전량 생산하는 차종을 해외에서 생산하려면 단협 42조에 의거해 고용안정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노조가 울산5공장 고용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노사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싼은 지난 2004년 미국시장에 공개된 이후 누적 100만대가 판매된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이다. 지난해에는 13만7402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현지에서 생산되는 싼타페(12만7373대)를 제치고 RV 부문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높은 선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계속됐다. 지난 4월까지 투싼의 미국 판매량은 총 3만2173대였다. RV 전체 판매량인 10만422대의 32%를 차지하는 규모다.

업계는 신형 투싼이 ‘제2의 팰리세이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차 효과에 따른 주문량 폭증이 재연된다면 팰리세이드처럼 ‘없어서 못 파는 차’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실제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세간의 관심을 받으며 미국시장에 공개됐지만, 국내에서 전량 수출하는 특성상 생산량이 현지 계약 대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연간 판매량이 2만8726대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울산공장에서 노사가 뒤늦게 증산에 합의했으나 미국 내 월간 판매량은 6000대를 넘기지 못했다. 내수 판매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준에 따라 수출량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북미권역본부장이 팰리세이드의 미국 생산 요구가 빗발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전략 차종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면 판매량은 물론 현대차그룹 실적 개선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논리다. 신형 투싼의 출시에 앞서 현지 생산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현재 현대차 미국 공장에선 현지 볼륨모델인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와 쏘나타, 싼타페가 생산되고 있다. 작년 기준 엘란트라는 17만5134대, 쏘나타는 8만7426대가 팔렸다. 생산에서 바로 유통망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의 해외생산은 고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로 노동조합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단일 모델의 판매 증진은 물론 그룹 차원의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노사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은 기본적으로 5공장에서 양산될 예정으로 생산능력 초과 물량에 대한 부분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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