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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의 24배가 임대료인데 추가 지원대책은 언제"…정부 ‘입’만 보고 있는 면세업계
추가 지원 언급 한 달…정부 방침 미정
5월에도 인천만 830억 임대료 납부해야
그새 매출 1조원·이용객 40만명 밑돌아

면세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정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의 고민거리인 비싼 공항 임대료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부가 요지부동한 탓에 매출이 거의 없는 이번 달에도 수 백억원의 임대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망설이는 사이 면세업 전체 매출은 1조원을 밑돌고, 이용 고객 역시 40만명이 채 안되는 등 4년 전 수준으로 급락했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연합뉴스]
면세업계 추가 대책 발표 '하세월'

2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가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 빅3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갖고 추가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지 한달 여가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오지 않았다.

인천공항과 면세업계가 임대료 문제로 다섯번째 만난 지난 15일에만 해도 조만간 임대료 추가 감면 대책이 발표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간담회 당시 인천공항은 면세업계의 어려움을 인정해 앞서 내놓은 임대료 감면률인 20%에서 중소 면세점 수준인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연합뉴스]
세수에 영향 미칠까.. 정부 '고민중'

면세업계에 대한 추가 대책 발표가 미뤄지는 것은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이 공항에 납부하는 임대료 규모가 크다보니 큰 폭의 임대료 인하는 정부 세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면세점이 인천공항에 납부하는 임대료는 2017년이후 매년 1조원이 넘었다. 이는 전체 공항 수익의 65%, 전체 임대수익의 70% 규모다. 인천공항의 대주주인 기재부가 연간 순이익의 45%를 배당금으로 가져가는 구조여서 임대료 인하는 곧 정부 수입 감소로 직결된다. 안그래도 추경 등으로 정부 지출이 많은 상황에서 수입까지 줄어들면 재정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휴점에들어간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 [연합뉴스]
일 매출 1억이라도..838억 임대료는 내야

면세업계는 현재 정부가 첫 대책으로 내놓은 임대료 20% 인하 방안을 거부한 상황이다. 정부 대책을 받아들이면 내년도 임대료 할인 조건을 포기하라는 인천공항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 빅3는 이번 달에도 인천공항에만 838억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3사의 이번 달 일 매출이 1억원 수준으로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매출의 24배를 임대료로 내야할 판이다.

국내 면세업계 매출 및 이용객 (억원, 명) [자료제공=한국면세점협회]
정부 망설이는 사이 면세시장 4년 전으로 회귀

정부가 업계 지원을 망설이는 사이 면세업 전체 파이는 4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98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947억원)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면세점 매출이 1조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16년 3월(9799억원) 이후 처음이다. 방문객수 역시 전달(58만7879명)보다 39.7% 감소한 35만4362명에 그쳤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휴점과 단축 영업을 반복하고 있고, 일부는 주 4일 근무제로 전환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월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대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효과를 보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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