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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소재·부품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잰걸음’…한번에 모아서 조달 ‘밀크런’ 도입
내달 발표 GVC 재편 대책 포함…CJ 참여 관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서울 KOTRA 영상회의실에서 GVC 재편 대응을 위한 상무관·무역관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GVC) 붕괴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밀크런(Milk Run)’ 조달 방식을 도입한다. 밀크런은 우유 회사가 축산 농가를 차례로 돌면서 원유를 수거하던 데서 유래한 물류 시스템이다. 밸류체인상에 있는 여러 공급자의 품목을 모아서 조달해, 물류 비용 절감은 물론 부품 조달 기간과 재고 비용을 절감을 노리는 전략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26일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코로나19 등으로 신속하고 원활한 소재·부품 수급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 상태”이라며 “따라서 신속·공동 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 물류 체계 ‘밀크런’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밀크런 도입을 위한 관련 부처간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면서 “업계에서는 CJ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말 발표할 예정인 GVC 재편 대책에 밀크런 조달방식을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밀크런 방식을 통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다. 예를 들어 비슷한 부품을 각각 중국과 베트남에서 조달해 온 A, B 기업이 밀크런을 통해 공동구매, 공동물류를 시작하면 보다 쉽게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혹은 반대로 공급선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일본 완성차 기업 닛산의 경우, 2012년 한국산 부품 수입 조달방식에 밀크런을 도입한 상태다. 닛산은 트레일러를 카페리(car ferry)에 통째로 실어 우리나라로 보낸다. 도착한 트레일러는 닛산에 납품하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를 돌며 필요한 제품을 수집한 뒤, 그대로 다시 카페리를 타고 일본 닛산 공장으로 수송한다. 부품을 각 협력사로부터 따로 받는 게 아니라 수요자가 직접 생산지를 돌며 부품을 일괄 수거하고 있는 것이다. 닛산은 한국산 부품 수입에 밀크런 방식을 도입해 조달 시간과 물류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닛산 사례와 같이 특정국의 여러 부품업체에서 각각 서로 다른 제품을 공급받던 기업은 이를 한번에 모아서 가져올 수 있다. 서로 다른 기업들이 공동으로 부품을 조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는 현장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기업의 밀크런 도입을 도울 계획이다. 우선 주요 소재·부품 생산 국가와 품목별 수요 등을 조사해 우선 순위가 높은 대상지역과 품목을 선정하기로 했다. 이후 업종별 협회 등을 통해 밀크런 활용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을 찾아 그룹화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물류방식, 비용부담 등 구체적 실행방안은 수요·공급 기업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필요하다면 통관 절차 간소화 등 정책적 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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