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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형 보트 탐지 어렵다"면서 고무보트는 탐지…軍 이중잣대 논란
군 "소형 보트, 레이더로 탐지 어려워"
육군 레이더로 무등록 고무보트 탐지
전남 여수해양경찰서가 무등록 소형 고무보트(30마력)를 타고 수상 레저활동을 한 혐의(수상레저안전법 위반)로 50대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해안 경계 중인 육군의 레이더에 포착됐으나 선박 정보가 뜨지 않아 위법 사실이 적발됐다.[연합]
지난 23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된 소형 보트. 해경은 중국인 6명이 이 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보트는 정밀조사를 위해 25일 오전 10시께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로 이송됐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이 무등록 고무보트로 낚시하던 사람들을 레이더로 탐지해놓고도 서해 태안 일대에 진입한 소형 보트에 대해서는 '배가 작아 탐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어 이중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충남 태안군 해변에서 발견된 소형 보트와 관련해 "현재로서 대공 용의점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합참 측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군과 해경을 포함한 관계기관이 해당 선박이 발견된 경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광범위하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견된 선박과 폐쇄회로(CC)TV에 나온 선박이 동일 선박인지 포함해 조사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대공 혐의점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추가적인 확인, 평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 관리를 해경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소형 보트가 해안에 도달하기 전 레이더에 식별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소형 보트를 레이더로 탐지하기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소형 보트가 지난해 6월 동해 삼척항에 무단 진입한 북한 목선보다도 작은 규모라며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소형 보트가 발견된 지역도 군 순찰 지역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날 해안에서 무등록 소형 고무보트로 낚시를 하고 입항하려던 50대가 해안 경계 중인 육군에 적발된 사례가 나타났다. 군이 특정 사안이 발생하면 선택적으로 유리하게 해석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전남 여수해양경찰서는 등록이 되지 않은 소형 고무보트(30마력)로 낚시를 하고 입항하려던 2명에 대해 수상레저안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해경은 24일 오후 9시 6분께 육군 31사단으로부터 방죽포 방파제 인근 해상에 수상한 모터보트 1척이 있어 확인을 요청한다는 신고를 받았다.

해경은 소형 경비정을 급파했고, 육상에서는 돌산파출소 소속 경찰관과 육군 31사단 초병이 합동으로 위법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야간 항해 장비를 갖추지 않은 무등록 레저 보트로 여수시 돌산읍 방죽포항을 출항해 장어를 낚은 뒤 방죽포항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관계자는 "해안을 경계 중인 육군의 레이더에 A씨의 고무보트가 포착됐는데 선박 정보가 뜨지 않아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 합동으로 조사해 위법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고무보트를 레이더로 탐지해놓고 모터가 장착된 소형 보트를 탐지하지 못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군 관계자는 소형 보트의 태안 해안 진입과 관련, "선박에서 내린 사람이 낚시꾼인지 밀입국자인지 확인해봐야 한다"며 "이 부분이 특정돼야 어떤 경위로 배가 들어왔는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형 보트의 경로와 탑승 인원들의 신원 및 목적이 드러날 경우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될 수도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삼척항 북한 목선 무단진입 당시에도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자 군 당국은 경계 실패를 인정했다. 이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내며 사과했다.

통상적으로 육군은 해안에서 500m까지, 500m 이후 영해 일대까지는 해군이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해경은 육군과 해군의 경계 중 지원 요청이 있을 때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밀입국자 관련 수사나 첩보 입수 등도 해경이 담당한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태안군 의항리 해변에 버려진 소형보트가 발견됐다. 군·경은 주변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지난 21일 오전 11시 23분께 보트에서 사람이 내려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의 행적을 쫓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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