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값 전월 대비 12.3% 상승세
외식수요 ↑·재난지원금 소비 증가 영향
한우 강보합세…미국산 소고기도 ‘금값’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대표 외식메뉴인 삼겹살 등 고깃값이 꿈틀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외식 수요가 증가한 데다, 최근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고기 소비가 더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미국산 소고기 등 수입육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외식 자영업자와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에 따르면 국산 냉장 삼겹살 ㎏당 평균 소매가격은 2만2271원으로, 전월 1만9839원에 비해 2000원 이상(12.3%) 올랐다. 전년(2만80원)과 평년(2만536원) 대비로는 각각 10.9%, 8.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가격은 최근 5개년 중 최고·최저 금액을 제외한 3개년 평균 가격을 의미한다.
이 같은 삼겹살값 상승세는 최근 기온이 오르고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외식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외식업계 코로나19 영향 6차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전 대비 고객감소율은 34.1%로, 5차 조사 때의 65.8%에 비해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여기에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로 삼겹살 가정 내 소비는 물론, 외식 소비가 더욱 가파르게 늘면서 가격 상승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김명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축산관측팀 위촉연구원은 “일단 올해 공급량 자체가 전년을 웃도는 수준인 데다 소비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잠잠해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가정 내 소비뿐 아니라 외식 소비도 받쳐주고 있고, 5월 초 연휴에 물량을 미리 당겨 판매에서 소진한 부분이 있어 삼겹살·목살 등 상대적 선호 부위는 재고가 많이 소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재난지원금까지 소비를 장려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도 공급이 많은 상황이라 재난지원금 소진 이후 가격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한우 가격도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한우등심 1등급 ㎏당 소비자가격은 9만3130원으로 전년(7만9839원) 대비 16.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9만5394원에 비해선 소폭 하락한 수준이나, 코로나 영향으로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한 데다 최근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소비가 더욱 늘면서 여전히 전년대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장바구니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어줬던 미국산 소고기도 오름세를 보인다. 미국산 냉동 갈비 ㎏당 소매가격은 2만3031원으로, 전월보다 9.2%, 평년에 비해 7.2% 뛰었다. 미국산 냉장 갈빗살 ㎏당 소매가격은 3만1378원으로 전월대비 3.1% 하락했으나 평년대비로는 18.3%가 올랐다.
최근 수입육 가공·유통업체들이 미국 현지 생산업체로부터 공급가 인상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수입육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현재 수입물량 자체가 반 토막 난 데다 공급가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수입 소고기를 주로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은 업종 전환을 고민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