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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롬 김 “코로나는 난잡한 바이러스…백신, 필요한 사람 누구에게나 공급해야”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 바이오코리아에서 기조연설
개발에 보통 5~10년 걸리지만 노력하면 6~18개월 내 가능
백신 개발돼 사람들이 건강 되찾으면 경제도 되살아날 것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바이오코리아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백신은 인종·국적에 상관없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공급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백신을 개발하는 이유입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에이즈 백신의 세계적 권위자로, 국제 백신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선정된 백신전문가다. 김 사무총장은 18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고 있는 ‘바이오 코리아 2020’에 코로나19 백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만 해도 우리가 올해 이런 최악의 팬데믹을 경험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포유류 모두를 감염시키는 난잡한 바이러스”라고 운을 뗐다.

김 사무총장은 통상 5~10년이 걸리는 백신 개발이 어떻게 6~18개월 내에 가능할지에 대해 설명했다.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 대상 임상시험(소수, 다수)을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이 임상 1~3상이다. 여기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해야 백신으로 상용화가 가능하다.

김 사무총장은 “보통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5~10년이라는 기간과 5억~15억달러라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실패확률은 93%에 달한다”며 “이런 어려운 과제이지만 지금처럼 급한 상황에서는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으로 임상시험 기간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 접종 후 관찰 기간이 짧은 만큼 추후 접종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은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곳은 4곳인데 이 중 모더나와 이노비오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의 임상 1상에서는 피험자 모두에게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발견된 지 몇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진전이 있었던 데에는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적인 단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사무총장은 “2014년 에볼라 사태 때 발병 기간 내 백신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런 또 다른 감염병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2017년 CEPI(전염병예방혁신연합)이 만들어졌다”며 “전 세계에서 10억달러 이상의 기금이 모이며 전염병 창궐에 대비한 결과,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임상 제안서를 발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CEPI 이외에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국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주도의 ‘솔리더리티 프로젝트’는 렘데시비르 등을 활용해 코로나 치료제를 찾거나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을 지원하고 있다. FDA, EMA, 식약처 등 각국 규제기관도 정보를 공유하며 하루라도 빨리 백신이 개발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제백신연구소와 정부 등이 5개 제약사와 함께 ‘라이트 펀드’를 조성하고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백신이 개발되면 단순히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했느냐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건강해져 교육을 더 받게 되고 결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간접적인 효과도 클 것”이라며 “무엇보다 바이러스에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백신을 개발해야 하고 이 백신은 필요한 사람 누구에게나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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