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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한제 시행 전인데 꺾인 서울 아파트 분양가[박일한의 住土피아]

  • 기사입력 2020-05-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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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건 근거는 이렇다. ‘최근 1년간 서울의 분양가상승률은 집값 상승률보다 3.7배 높았고, 분양가 상승이 인근 기존 주택의 가격 상승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

2019년 상반기까지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하락 추세였다. 직전 발표한 역대 부동산 정책 중 가장 강력하다는 ‘9·13 대책’의 효과였다. 주택거래는 급감했고, 6월 말까지 32주간 하락했다. 당시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시장 안정세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더 견고해질 것”이라며 자신했다.

그런데 7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조금씩 오르더니 다른 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됐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유동성은 넘치는데, 정부 규제로 새 아파트 공급은 부족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정부는 불안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8월12일 마침내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냈다. 당시 분양을 준비 중이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집값 상승 추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발표한 지 8개월이 지났다. 아직 시행이 되진 않고 있다. 당초 올 4월말부터 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재건축 조합이 정상적인 일정을 추진하기 어려워 시행일을 7월말 이후로 미뤘다.

그런데 서울 민간택지 분양가 흐름이 최근 좀 달라졌다.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기도 전인데 하락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 4월 서울 민간택지 분양가는 3.3㎡당 2636만7000원으로 전월(2649만5000원) 보다 0.49% 떨어졌다. 올 1월(2679만9000원)과 비교하면 1.62%나 빠졌다.

연간 기준으로도 분양가는 기존 매매시장 집값보다 상승폭이 작다. 올 4월 서울 민간택지 분양가는 작년 4월과 비교해 2.64%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3.24%)보다 못하다.

사실 수도권 인기 지역 대부분에서 새 아파트 분양가는 기존 주택 매매가보다 싸다. 기존 주택 매매시장은 ‘거래절벽’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침체를 겪고 있어도 분양시장만은 수십대일, 수백대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건 이 때문이다.

헤럴드경제가 서울에서 최근 3년간 HUG의 보증을 받은 87개 단지의 분양가와 분양 당시 해당 지자체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를 비교한 결과, 분양가가 3.3㎡당 304만원 저렴했다. 예컨대 2019년 서울에서 분양한 9개 단지의 경우 3.3㎡당 4559만원으로 당시 주변 매매가 평균(5594만원)보다 18.6%나 쌌다. 전용면적 84㎡(통상 32~34평형) 기준으로 주변 매매가보다 1억원 정도 낮은 가격이다.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면 분양가가 시세대비 70~80%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HUG의 분양가 심의만으로 이미 새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 대비 20% 이상 싸졌다.

지난해 12월 20일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에서 문을 연 ‘호반써밋송파’ 견본주택 내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강력한 대출규제가 시행된 직후지만,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 주택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호반건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근거로 내세운 ‘고분양가-기존 매매시장 가격 상승’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작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광주시 새 아파트 분양가는 16.04%나 올랐는데, 이 지역 아파트값은 0.47% 내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대전은 같은 시기 평균 분양가가 6.29%나 하락했는데, 기존 아파트 시세는 14.05% 상승했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오는 7월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역할을 하는 건 집값이 많이 오를 때다. 집값이 하도 뛰니 분양가라도 통제해 주택시장의 이상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집값이 지금처럼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분양가가 이미 하락하는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는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박일한 건설부동산부팀장/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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