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월 정신’은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5·18 광장에서 여전히 식지 않은 오월 영령들의 뜨거운 가슴과 만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념식을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에서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광장이 항쟁 당시 본부였고, 광장 분수대를 연단 삼아 각종 집회를 열었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을 고려해 선정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이라며 “나눔과 연대, 공동체 정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정신은 지금도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있다”며 “‘코로나’ 극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저력이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5·18 민주화 운동을 기리면서 ‘오월 정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감과 세대 계승’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그동안은 ‘(희생자·피해자들에 대한) 위로’와 ‘현대사의 비극’ ‘(산 자들의) 부채감’을 강조해왔다. ▶관련기사 3·9·22면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 ‘경과보고’와 ‘다짐’을 낭독해준 차경태, 김륜이 님과 같은 미래세대가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연대의 힘을 더 키워 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5·18의 진상 규명 의지도 거듭 밝혔다. 다만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며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면서도 개헌 시기에 대해 “언젠가”라는 단서를 붙여 불필요한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중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방송인 박삼득 국가보훈처장과 이용섭 광주시장, 5·18 3단체장, 5·18유공자 및 유족, 민주·시민단체 주요 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대변인 등 여야 지도부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강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