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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이 동났다고?…재난지원금 들고 프리즈비 달려갔다
“일부 품절” vs “사람 없어” 희비 엇갈려
국내 대형 매장 사용금지 역효과 우려

같은 주말 다른 분위기. 지난 16일 오후 8시께 방문한 서울 중구 애플 프리즈비 매장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반면 지난 17일 오후 2시께 방문한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는 손님을 드문드문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사진=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맥북 에어도 긴급재난지원금 가능해요?” “네. 고객님 돈에 재난지원금을 보태는 식으로 같이 결제하시면 됩니다”

지난 16일 오후 8시께 서울 중구 명동 프리즈비 매장 안. 늦은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매장안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매장 입구부터 매장 중간중간에는 ‘프리즈비 정부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팻말들이 있었다. 13인치 맥북에어 앞에 선 손님이 재난지원금 사용 여부를 묻자 매장 직원은 친절하게 답변했다.

애플이 ‘재난지원금 머니’ 효과를 독차지하고 있다.

애플 일부 매장은 평소보다 사람이 몰려 몇몇 제품이 동나기도 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 윌리스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애플 매장인 탓에 방문객이 급증했다.

매장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문의도 많이 오고, 재난지원금 인기 덕분에 일부 제품이 품절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아이폰se2는 품절, 에어팟 프로와 애플펜슬은 소량만 남아있었다.

재난지원금은 남의 잔치?…썰렁한 전자랜드·테크노마트

“사람 없는 거 딱 보면 몰라요? 마음 아프게 왜 물어보세요” 같은 주말이지만 용산·신도림 전자기기 매장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 17일 오후에 방문한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와 신도림 테크노마트에는 주말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했다. 용산 전자랜드 매장 주인은 ‘재난지원금 효과가 없었냐’는 질문을 하자 손님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첫 주말. 지난 16일~17일 이틀 방문한 서울 시내 전자기기 매장 분위기는 ‘극과극’ 이었다. 소상공인을 살리자는 취지로 국내 대형 매장 사용을 제한한 결과 외국계 기업인 애플은 특수를 누렸다. 반면 소상공인들이 입점해 있어 재난지원금 효과를 볼 것이라 예상했던 용산·신도림 분위기는 썰렁했다. 당초 취지와 달리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에게 흘러가지 않는 것이다.

지난 17일 오후 4시께 방문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 매장. [사진=김빛나 기자]

소상공인들은 입을 모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전과 후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입점한 A게임 매장 매니저는 “재난지원금은 카드 결제로 가능한데 카드 결제 건수 자체가 차이 없었다”며 “문의 전화는 이번 주에 4~5건 정도 온 것 같다”고 했다.

사정은 용산 전자랜드도 마찬가지였다. 소상공인들이 입점한 본관 2층, 4층은 삼성, LG 가전제품을 판매해 재난지원금 사용이 불가한 본관 1층 전자랜드 파워센터보다도 사람이 한산했다.

재난지원금 두고 희비 엇갈린 이유는?

이렇게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는 긴급재난지원금 제한 매장 규정 때문이다. 전자랜드, 삼성 디지털프라자 등 국내 대형 매장이 제한되자 사용 가능한 외국계 기업으로 손님이 이동했다. 애플 직영 매장도 대형 매장으로 분류되나 프리즈비·윌리스와 같이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 판매점은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입점 매장을 제외하고 사용처로 등록됐다. 영등포 프리즈비 앞에서 만난 이우빈(21)씨는 “국내 매장은 안 되고 애플 매장 어디는 되고 어떤 기준으로 사용처가 지정된 건지 혼란스럽다”고 했다.

‘전자기기계의 전통시장’ 용산과 신도림에 대한 인식 탓도 있다. 전자기기에 바삭한 사람만 간다는 기존 인식 때문에 소비자들은 진입 장벽을 느낀다고 한다.

용산 전자랜드에서 만난 황재혁(44·가명)씨도 아는 동생과 함께 게임기 매장을 방문했다. 황 씨는 “게임기기를 잘 알아 '꾼'이나 다름없는 동생과 함께 왔다”며 “잘 모르는 나 대신 동생이 알아서 괜찮은 매장을 찾고 구매까지 도와줬다”고 흡족해했다. 황 씨는 이날 재난지원금 30만원을 사용해 중고 플레이스테이션4를 구매했다.

다만, 사용 첫 주말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있다. 용산 전자랜드 B 게임 매장 사장은 “아직 홍보가 덜 돼서 그런 거라 생각한다”며 “전자랜드에서 사용 가능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기자님이 잘 알려주시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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