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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의 숙원 ‘호텔롯데 상장’…실적 쇼크로 발목
-1분기 실적악화로 '뉴롯데' 핵심과제 차질
-경영권 분쟁에 호텔롯데 상장 앞당길 확률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1분기 실적 악화로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작업이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이에 호텔롯데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사업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최소 내년 이후에나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초만 해도 호텔롯데의 본격적인 상장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제시한 '뉴롯데'의 핵심 과제로,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 기업이란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필수적 작업이다.

현재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가 지분 99%를 갖고 있지만, 상장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이 분산되면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버리고, 올해 1월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자신의 '원톱' 체제를 굳히면서 가능성을 높였다.

신 회장이 올해 2월 호텔롯데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이런 관측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기업 공개 심사과정에서 경영진의 도덕성이 평가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혹시 모를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았다는 분석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되며 한일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기도 했다. 하지만 1분기 면세사업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 급감하는 등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호텔롯데 상장작업이 상당 부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앞선 2016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미룬 바 있다. 당시 호텔롯데는 약 1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라면서 "롯데그룹 입장에선 면세사업 부진을 털고, 유통 부문 구조조정 등이 마무리되는 내년 이후에나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기대감은 다소 퇴색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실적 악화와 IPO 시장의 투자심리 악화는 연내 상장추진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심원섭 연구원도 "사업 구조상 호텔롯데의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이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추정되기 때문에 IPO 시점은 최소한 2021년은 돼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동생인 신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지난달 일본 롯데홀딩스에 제출하는 등 반복되는 경영권 분쟁이 호텔롯데 IPO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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