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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마약조직, 코로나19에 원조 꾸러미로 민심 현혹
[SNS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연일 확대되고 있는 멕시코에서 정부 대신 마약 카르텔이 민심을 얻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붕괴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민들에게 음식과 구호물자를 제공하면서 민심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전파되는 영상을 보면 마약조직들은 자신들의 상징무늬가 새겨진 구호물품 및 음식물 상자를 거리에서 나눠주고 있다. 일부 영상에는 중무장한 남성들이 음식배급을 하기도 한다. 음식을 손에 쥔 주민들은 범죄조직 우두머리의 이름을 연호하며 감사의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SNS분석회사인 스토리풀은 이들 영상이 찍힌 위치와 날씨, 주변 모습 등을 종합할 때 멕시코의 가장 강력한 범죄 조직인 CJNG의 구호활동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이 통제하는 지역이나 분쟁을 벌이는 곳에서 코로나19 위기를 틈타 민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법 당국이 자신들을 목표로 삼을 때 주민들을 일종의 방패막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시티의 싱크탱크인 카우사코문에 따르면 최근 몇 주 사이 11개 주에서 범죄조직이 식량을 나눠줬으며, 2개 주에서는 위협적으로 자체 격리 조치를 강제했다. 실제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는 범죄조직원들이 검역을 위반한 남성의 엉덩이를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전 멕시코 사법부 고위관료인 레나토 살레스는 “국가에 대한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현재 멕시코에선 하루 수백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최근엔 마르셀로 에브라드 외무장관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는 등 정부 고위관계자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WSJ은 일부 강력한 범죄조직은 기업들에게 비공식적인 세금을 걷는 등 멕시코 정부와 법치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멕시코에선 각 조직의 상징 무늬나 글자가 새겨진 무장 호송차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멕시코에서 마약 관련 폭력으로 한 해 사망하는 사람만 25만명에 달하며 6만명은 행방을 알 수 없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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