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GP 전경.[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은 지난 3일 북한군의 우리 군 GP 총격 당시 K-6 기관총 대응 사격이 불발된 이유가 공이(뇌관을 치는 쇠막대) 불량으로 파악된 가운데, 공이 점검을 하지 못한 이유가 적설(쌓인 눈)과 코로나19 확산 여파였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K-6의 불발 원인인 공이 불량을 사전에 파악하고 정비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당시 부대 상황을 점검한 결과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군 관계자는 "'노리쇠 후퇴 전진'과 '격발' 등 K-6 일일 주간 점검은 하루 1회씩 하고 있으나, 공이 불량여부를 알 수 있는 종합 점검은 매월 1회 실시한다"며 "해당 GP K-6의 가장 최근 종합 점검은 지난 1월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점검 예정이었으나 당시 폭설 때문에 정비팀이 해당 GP로 진입하지 못해 정비 일정이 한 차례 미뤄졌다"며 "3월 이후에는 2월 말 코로나19가 군부대에서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부대간 이동이 통제돼 정비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7시 41분 최전방 GP를 향해 북한군이 14.5㎜ 고사총 4발을 발사했다.

보고를 받은 대대장이 7시 56분 K-6 대응 사격을 지시했으나, K-6 사격이 불발됐다.

이후 부대원이 '노리쇠 후퇴 전진'과 '약실 제거' 등 긴급 조치를 3차례 실시했으나 개선되지 않아 대응 사격이 지체됐다.

이에 화상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연대장이 12.7㎜ 구경 K-6 기관총 대신 5.56㎜ K-3 경기관총으로 대응 사격하라고 지시했고, 8시 13분 K-3에 의한 첫 대응 사격이 이뤄졌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군 GP 건물 하단부를 향해 15발을 발사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8시 5분 부대원이 북한군이 쏜 12.7㎜ 고사총 탄두를 발견해 보고했고, 사단장이 고사총에 상응하는 K-6로 대응 사격을 하라고 추가 지시해 8시 18분 K-6 수동 사격이 뒤늦게 이뤄졌다.

군에 따르면, 해당 GP에는 K-6 2대가 있었는데, 애초 시도한 K-6는 RCWS(원격사격체계)가 탑재된 KR-6였고, 다른 1대는 수동용 K-6였다.

KR-6로도 불리는 K-6 RCWS는 벙커 안에서 K-6를 원격 통제해 자동 사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적의 공격이 위력이 강한 K-6로 집중되더라도 피해를 줄이고 사격을 계속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KR-6가 불발되면서 문제가 생기자, GP 부대원들이 다른 곳에 거치돼 있던 수동형 K-6를 옮겨와 북한군 GP를 지향해 K-6용 12.7㎜탄 15발을 추가 사격했다고 한다.

상황 해제 후 KR-6 불발 원인을 점검한 결과 '공이 불량'으로 드러났다.

군은 3일 이후 10여일간 K-6 운용부대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공이 불량 사례는 타 부대에서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공이 불량 사례는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면서도 "북한군 총격이 발생한 GP에서 공이 불량 사례가 나타났고,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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