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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3구서 84㎡ 당첨 순간, 시세보다 2억원 로또[분양가 통제 3년의 그늘①]
-본지 3년간 HUG가 분양가 보증발급한 87개 단지 전수조사
-3.3㎡당 분양가 서울 평균 시세보다 304만원 저렴
-강남 3구에선 852만원으로 커져
-고가주택 밀집 지역일수록 시세와 분양가 차이 벌어져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주공 5단지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성연진·양대근·민상식 기자] 최근 3년간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일반분양을 받은 이는 청약 당첨 순간 84㎡(이하 전용면적) 기준, 시세보다 평균 2억원이 넘는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 보증을 한 이 일대 20개 단지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정부는 서울 및 수도권, 지방 등에서 분양가가 치솟자 2017년 3월부터 ‘고분양가 사업장 처리 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1년 내 인근 단지와 비교해 분양가가 비싸다고 판단하면 분양 보증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분양가 통제에 나선 것이다.

이에 헤럴드경제가 서울 지역에서 최근 3년간 분양가 보증발급을 받은 87개 단지의 분양가와 분양 당시 시세를 비교한 결과, 3.3㎡당 시세 대비 평균 304만원가량 저렴한 가격에 분양가가 결정됐다. 분양 당시 시세는 KB 국민은행 리브온의 각 단지 해당 지자체별 단위면적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기준으로 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에선 타지역보다 분양가가 시세 대비 더 낮게 책정됐다. 강남지역 분양 단지 20개의 3.3㎡당 분양가와 시세와의 격차는 852만원으로 서울 지역 평균과 배 이상 벌어졌다. 이에 따라 가장 선호되는 타입으로 불리는 84㎡(32평형)의 일반분양 당첨을 가정했을 때, 분양과 동시에 2억1676만원의 시세 차익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분양부터 입주까지 3년여가 걸리고 이 기간 서울 지역 아파트값 상승분을 감안하면, ‘청약 당첨은 로또’라는 세간의 표현이 입증되는 셈이다. 해가 바뀔수록 시세와의 격차도 더 커졌다.

2017년 강남 3구에서 분양된 단지 4곳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3559만원으로 시세 4012만원과 453만원의 차이를 나타냈다. 이는 2018년에는 3.3㎡당 838만원으로 커졌고, 지난해에는 1035만원으로 더 벌어졌다.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심사기준을 강화하며, 인근 지역에서 1년 내 분양한 아파트가 있으면 같은 수준으로, 1년을 초과하면 105%를 넘지 못하도록 새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서초구에서 지난해 분양한 르엘 신반포센트럴의 분양가는 3.3㎡당 4892만원으로 2018년 같은 구 래미안리더스원 분양가와 비교해 1원도 오르지 않았다. 이는 2017년 반포센트럴자이 분양가 4391만원과도 11.4% 차이로, 지난해부터 매년 5% 이상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고자 한 HUG방침과도 크게 엇나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서초구 평균 시세는 2년 새 4090만원에서 5366만원으로 31.2%가 상승했다. 분양가가 시세 상승분의 절반도 반영하지 못하는 셈이다. 코로나19에도 청약 시장이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주민은 공사비도 따로 부담하는데, 일반분양을 받는 이들은 오히려 분양가 통제에 따른 이익을 얻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아예 사업을 미루는 지역도 있어, 이처럼 공급을 틀어쥐는 게 집값 잡기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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