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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료 재조정?…인천공항에 쏠린 눈
15일 인천공항公·면세업계 간담회
팽팽한 줄다리기속 미묘한 입장변화
업계, 임대료 추가 인하대책 ‘촉각’
“이용객 98%↓…현실적 지원 필요”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일어난 지난 2월 말 이후 공항 이용객은 90% 이상 감소했다. [연합]

면세업계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임대료 조정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공항 이용객이 전년 대비 90% 이상 급감했지만, 공항공사가 10% 수준의 감면 혜택만 제공하면서 면세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임대료 추가 감면 불가” 입장을 고수했으나 최근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면세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신규 사업자 입찰에서 연이어 손을 떼면서 미묘한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오는 15일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 빅3’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당초 이달 8일로 예정됐던 간담회는 구 사장의 긴급 일정으로 일주일 연기됐다. 공항공사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된 지난 3월부터 면세업계와 수차례 간담회를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공항공사가 면세업계 요구를 수용해 임대료 인하 방침을 밝혔으나, 면세업계가 “임대료 인하율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1일 입점 면세점의 임대료를 6개월간(3~8월) 20% 인하하는 감면 대책을 내놨다. 그 대신 내년에 9%까지 예상되는 임대료 할인을 6개월간 포기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결국 임대료 인하율이 20%가 아닌 11%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면세업계는 “조삼모사식 지원”이라며 임대료 감면 대책을 거부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상생을 위한 해법을 찾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한 채 별다른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인천공항공사의 입장 변화가 감지된 것은 그 이후다. 국내 면세점 1·2위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 감면 대책 발표 직후 인천국제공항 T1 면세점 사업권의 입찰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두 업체는 지난 3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사업자를 재선정해야 하지만 롯데·신라 이외에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 사업권 계약 조건을 현실화하지 않는 한 큰 부담을 안고 입찰에 참여할 업체는 없을 것”이라며 “세계 면세점 2·3위인 롯데·신라 면세점이 입찰을 포기한 상황에서 해외 업체가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계약 조건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주요 업체들이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임대료를 둘러싼 새로운 협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면세업계는 현실적인 수준의 임대료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매출에 연동해 임차료를 내게 하는 방식이 한 가지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매출이 0원이면 임차료도 0원으로 줄어 부담이 적다.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들에게 고정 임차료를 받고 있다. 매출과 관계없이 무조건 내야 하는 월 임대료는 롯데 200억원, 신라 240억원, 신세계 360억원이다. 이들 업체들은 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매출이 최대 98% 급감했다. 인천국제공항은 하루 평균 20만명의 여객이 이용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4월에는 이용객이 하루 평균 3000~4000명대로 줄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외 주요 공항은 매출 연동 임차료를 적용하거나 임차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인천공항공사가 추가 조치를 마련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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