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협 5단계 경보체제 도입…새 슬로건도 내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방송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조건부 봉쇄조치 완화 계획을 말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에 대한 일부 완화조치를 영국 정부가 발표했다. 이달 말까지 봉쇄조치를 연장하면서도 일부 업종의 출퇴근을 허용하고, 테러처럼 코로나19 위협 정도를 판단해 그에 맞는 대응을 내놓는 5단계 경보 체제를 도입한다.
10일(현지시간) BBC, 스카이 뉴스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방송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조건부 봉쇄조치 완화 계획을 내놨다.
존슨 총리는 “지금은 단순히 봉쇄조치를 끝낼 때가 아니다”며 “대신 기존 조치를 조정하기 위한 조심스러운 첫 단계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동제한 등 봉쇄조치는 이달 말까지 연장된다.
다만 존슨 총리는 11일부터 건설업, 제조업 종사자처럼 자택근무가 어려운 이들의 경우 출근을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교통 대신 가능한 한 걷거나 자전거 이용을 권고하며, 사업장은 정부의 안전 지침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중교통이나 출퇴근 과정에서의 마스크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3일부터는 운동 등 야외활동 제한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하루에 한 번 산책이나 운동이 허용된다.
존슨 총리는 “앞으로 지역 공원에 자리잡고 햇살을 즐기거나 다른 목적지로 차를 몰고갈 수도 있다”며 “스포츠 경기를 할 수도 있지만 가족들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유치원과 일부 초등학생이 등교를 시작하는 등 순차적으로 학교의 문을 열기로 했다.
빠르면 7월부터 일부 음식숙박업 등의 영업을 재개하고, 공공장소의 문을 열 계획이다.
존슨 총리는 “향후 2개월 동안 우리는 단순한 희망이나 경제적 필요에 의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과학과 데이터, 보건의 관점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모든 것은 조건부”라며 “이같은 조치들(의 이행)은 여러 조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영국 입국자들에 의무적으로 2주간 자가 격리 조치를 적용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1일 의회에 출석해 보다 상세한 출구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존슨 총리는 5단계 코로나19 경보 체제 도입 계획도 내놨다.
코로나19 경보 체제는 일단 잉글랜드에서만 도입되지만, 추후 자치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영국 전역에 적용될 수도 있다. 경보 체제는 ‘그린(1단계)’부터 ‘레드(5단계)’까지 나눠진다.
새로 설립되는 ‘합동 바이오안보 센터(joint biosecurity centre)’가 지역이나 도시별로 코로나19 위협 정도를 판단한 뒤 경보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존슨 총리는 “현재 영국이 4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3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의 코로나19의 재생산지수(reproduction number)가 0.5에서 0.9 사이라고 덧붙였다.
존슨은 이날 담화에서 코로나19 새 슬로건도 공개했다.
새 슬로건은 ‘경계하고,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생명을 구하자(stay alert, control the virus, save lives)’로 정해졌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대응 슬로건은 ‘집에 머물면서,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지키고, 생명을 구하자(Stay at home, Protect the NHS, Save lives)’였다.
다만, 자치정부들은 존슨 총리의 입장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지금 ‘집에 머물라(Stay at home)’라는 메시지를 중단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며 이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웨일스와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역시 기존 슬로건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