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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1분기 실적 추락…미래에셋·현대차증권 선방
NH 미래 신한 등 순이익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
KB는 적자전환 쇼크
무디스, 국내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실물 경제 악화에 2분기 실적 개선 전망 낮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추락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와 라임 사태를 비롯한 각종 금융 사고로 투자자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증권업계의 실적 모멘텀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4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하락폭이 81.9%로 가장 컸고, 미래에셋대우 36.3%, 신한금융투자 34.1% 등 전년에 비해 30% 이상 순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KB증권은 최근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0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KB증권이 분기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18년 4분기(10~1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1분기 당기순손실도 147억원에 달했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도 538억원, 1447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77.3%, 12.8% 감소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헤지 영향으로 100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되고, 삼성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가 예상된다.

증권사의 1분기 실적 악화는 코로나19로 증시가 급락하며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 파생 상품의 운용 손실이 발생하고, 여기에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손실 등이 가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급락하면 ELS·DLS 등 파생 결합 증권의 자체 헤지(위험 회피)와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PI)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한다”며 “최근 증권사의 파생 결합 상품 잔고와 PI 자산이 증가하고 있어서 거래(트레이딩) 부문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보다 2.4% 줄어든 1387억원의 1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올 들어 국내 개인 투자들의 ‘동학개미운동’ 덕분에 주식 거래(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70% 넘게 늘며 이익 하락폭을 줄였다.

현대차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331억원)과 당기순이익(246억원)이 각각 18%, 21% 늘어난 깜짝 실적을 내놨다. 1분기에 신규 개인 투자자 수가 급증하면서 주식 위탁 매매 이익이 대폭 늘었고, 비대면 거래 등 서비스를 강화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상고하저’의 통상적인 흐름이 깨지면서 2분기 증권사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는 최근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하향 조정 검토’로 바꿨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당국이 건전성 규제인 순자본비율(NCR) 부담을 완화하고 유동성 공급 정책을 내놓는 등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있다”면서도 “올 2분기 실물 경제 지표 악화 등의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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