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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오랜만에 외출에 나선 사람들…“남다른 곳에 가야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첫 주말
한남동·압구정 일대 주말 방문객 ↑
“외출 드문 시기…특별한 경험 소중해져”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한 야외 카페에 시민들이 모여 있다. [사진=김빛나 기자]
2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도산공원 근처 한 카페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여기 예쁜데 한번 들어가 보자" 26일 오후 3시께 서울 용산구 ‘사운즈한남’ 앞. 거리를 산책하던 젊은 커플이 문앞에 멈춰 섰다. 커플이 흥미를 보인 곳은 주황색 탁자와 흰색 파라솔인 인상적인 건물 1층 야외 카페. 하지만 카페는 만석에 대기 인원까지 있었다. 아쉬워하던 커플, 같은 건물 안에 있는 서점 스틸북스로 시선을 돌리더니 매장 안으로 들어간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오데오에 위치한 ‘노티드’ 카페. 매장 안부터 밖까지 30명 넘는 사람이 줄지어 서 있었다. 대기 중이었던 A씨는 “도넛이 유명하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줄이 길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랜만에 나온 만큼 맛있는 거 먹고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카페 옆 거리에는 근처 가게에 진입하려는 자동차들과 거리를 걷는 시민들이 뒤섞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첫 주말(25~26일) 사람들은 조심스레 외출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주로 찾은 곳은 프랜차이즈 매장보다는 희귀한 맛집, 백화점 브랜드 매장보다는 개성 넘치는 편집숍이었다. 덕분에 명동이나 이태원 등 전통적인 상권보다는 한남동이나 압구정로데오 일대 같은 신흥 상권에 인파가 제법 몰렸다. 이왕 나간 김에 특색있는 곳을 찾아 봄기운을 만끽하려는 생각에서다.

▶‘SNS 성지’로 몰린 사람들=코로나19에 따른 불안감에도 일부 거리로 나온 인파들은 평범한 곳보다는 개성있는 곳을 주로 찾았다. 소위 ‘SNS 성지’가 많은 한남동·압구정 일대에 사람들이 일부 몰린 것이다. 이 지역은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가게가 밀집된 지역으로, 프랜차이즈보다는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음식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도산공원 일대에서 만난 서지연(33) 씨는 “외출이 어려운 요즘 같은 날에 기왕이면 ‘나 여기 왔다’고 자랑할 만한 장소에 오고 싶었다” 며 “이 일대는 독특한 가게도 있고, 사진 예쁘게 나오는 장소도 많다"고 말했다. 압구정 도산공원 일대의 한 일식집에서 대기하고 있던 성지연(25) 씨는 “요즘 압구정 쪽에 뜨는 음식점들이 많다”며 “인기 많은 곳에서 애인이랑 점심을 먹고 싶어 방문했다”고 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를 방문하는 시민들. [사진=김빛나 기자]

▶한 장소에서 모든 걸 해결=막상 거리에 나오긴 했지만,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기보다 한 군데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멀티숍에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한남동에 있는 복합공간에는 손님들이 끊임없이 몰렸다. 디자인 소품 및 가구 매장들이 있는 밀리미터밀리그램(MMMG), 중형 서점 스틸북스가 있는 사운즈한남, 그리고 편집숍 매장에 안에 있는 엠티엘 모두 10분 이상 대기해야만 이용이 가능했다. 밀리미터밀리그램에 있는 한 매장 직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예약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며 “오늘(26일) 인원은 다 찼다”고 말했다.

한남동에서 만난 유희연(26·가명) 씨는 “오랜만에 밖에 나온 만큼 쇼핑·구경·맛집탐방을 다하고 싶었다”며 “지금 기다리고 있는 카페 엠티엘(MTL)은 안에 옷도 팔고, 문구류도 파는 곳이라 커피 마시면서 아이쇼핑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에 영향을 덜 받는 지역 거주민이 밖으로 나온 것도 영향이 있었다. 한윤미(29·가명) 씨는 “압구정로데오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여유 있는 중산층”이라며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적기에 사람이 몰리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압구정로데오 일대 백화점 한 직원은 “이 일대 주변에 사는 분들이 옷차림도 편하게 하고 돌아다닌다”며 “큰 부담 없이 오는 손님들이 많아서 괜찮은 듯싶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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