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데일리뉴스, 독극물관리센터 자료 보도
트럼프 발언 후 23일 오후9시~24일 오후 3시
라이솔 9건ㆍ표백제 10건ㆍ가정용 세제 11건
작년 같은 시간대 13건 대비 배 이상 증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살균제 인체 주입’ 검토 발언의 영향으로 뉴욕주 뉴욕시에선 실제로 표백제나 가정용 세제를 삼킨 사례가 관계 당국에 30건 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현지시간)뉴욕에서 발행하는 타블로이드신문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보건당국 산하기관인 독극물관리센터는 지난 23일 오후 9시~24일 오후 3시의 18시간 동안 총 30건의 살균제 노출 추정 관련 사례를 다뤘다. 이 시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브리핑을 진행한 뒤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브리핑에서 “살균제가 1분안에 바이러스를 없앤다는 것도 알았는데 체내에 주사를 놓거나 소독하는 방법은 없겠느냐. 확인을 해보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해 전문가와 미국 사회를 경악케 했다.
상식적으로 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따르기 어려운데 실행에 옮긴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독극물관리센터 측 대변인은 “이들 30건으로 사망에 이르거나 입원이 필요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30건 중 9건이 라이솔(레킷벤키저가 생산하는 살균제 브랜드)에 노출된 것”이라며 “10건은 표백제, 11건은 가정용 세제와 관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0건이란 수치는 작년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데일리뉴스는 작년 같은 시간대엔 독극물관리센터가 13건의 유사 사례를 다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작년엔 이 시간대의 18시간 동안 라이솔 노출과 관련한 보고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이후 뉴욕에서 살균제 음용 의심 사례가 급증한 데 대한 발언 요청에 “언론이 대통령이 얘기한 것에 대해 이상한 제목을 달고 잘못된 묘사를 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는 의사들과 상의하라고 끊임없이 강조해왔다는 걸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불평했다고 데일리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