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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임 사태’ 주모자 검거, ‘한밤 추격전’…인기척 들리자 창밖으로 뛰어내려
김봉현 회장·이종필 前부사장·심모 前팀장 ‘검거 막후’
“김 회장·이 전 부사장, 같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 못해”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1조6000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일으키고 잠적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경찰에 붙잡히게 된 과정은 한 편의 첩보 영화를 연상하는 수준이었다. 경찰은 천신만고 끝에 이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 회장이 나타났다는 첩보를 최근 입수,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에서 잠복 중이었다. 경찰은 우선 택시를 잡아타던 김 회장을 체포했다.

경찰은 그후 소지품 등의 확인을 위해 김 회장의 거주지를 물었다. 김 회장은 묵비권을 행사했다. 경찰의 계속된 추궁 끝에 김 회장은 체념하고 입을 열었다. 주소지를 알려준 김 회장은 “집안에 다른 사람이 있을 거요”라고 했다.

경찰은 바로 주소지로 향했다. 2층에 들어서자 의자에 앉아 있는 이 전 부사장의 모습이 보였다. 이 전 부사장은 순순히 응했지만 외부인의 인기척을 느낀 한 남성은 창 밖으로 뛰어내렸다.

같은 날 오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성북구의 한 빌라 인근에서 경찰과 이 남성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경찰이 이 빌라 2층에 들이닥치자 남성은 창문을 통해 옆 건물 옥상으로 건너갔다. 경찰도 같이 움직였다. 이후 이어진 한참의 추격전 끝에 경찰은 남성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이 남성은 바로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PBS)팀장이었다. 심 전 팀장은 같은 회사의 임모 전 본부장과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여성 명품 가방과 고급 시계 등을 받은 혐의로 쫓기는 중이었다. 임 전 본부장은 2017년 6월 라임 펀드 자금 50억을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리드 경영진으로부터 1억6500만원의 금품을 제공 받은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도피 중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같이 같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은 피해액 1조6000억원 규모로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다. 김 회장은 라임의 전주(錢主)로, 이 전 부사장은 라임 펀드를 기획하고 운용하는 역할을 맡아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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