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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간 1110억 손실난 교보라이프, 또 1000억 증자
납입자본 1440억 거의 소진
보험금·계약부채 감당 안돼
신창재 흑자전환 목표 가물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교보생명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013년 설립 이후 7년째 적자를 이어가면서 자본을 모두 소진, 또다시 1000억원의 증자를 단행해야 해서다. 수익구조에 큰 변화가 없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보라이프의 지난해 자기자본은 357억8300만원으로 납입자본금(1440억원)의 4분의 3을 까먹었다. 지난해 1월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교보생명으로부터 유상증자 방식으로 35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지난 2013년 설립 당시 교보생명과 일본 온라인 전업사 라이프넷이 320억원을 출자했고, 교보생명이 지분을 전량 사들인 이후 2014년 380억원, 2015년 240억원, 2016년 150억원 등을 합치면 1440억원이 된다.

하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실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2013년 50억원, 2014년 167억원, 2015년 212억원, 2016년 175억원, 2017년 187억원, 2018년 168억원에 이어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는 영업수익보다 영업손실이 큰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다. 지난해 교보라이프의 보험영업수익은 1472억원에 달했다. 반면 보험계약부채 전입액(918억원), 지급보험금(545억원), 사업비(205억원) 등 비용이 이를 넘어섰다. 이에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수익률(ROA)와 자기자본수익률(ROE)도 각각 -5.92, -61.31를 기록했고, 특히 위험보험료(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보험료 적립금) 대비 사망보험금 지급비율은 지난해 122.8%로 급등했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교보라이프플래닛 출범 당시 5년내 흑자 전환을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가 7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익 구조로는 7년째인 올 연말에도 적자 탈출은 힘들어 보인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이번 증자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본격화하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소비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언택트 마케팅이 화두가 되는 가운데 이번에 선제적인 자본투여를 통해 교보라이프를 디지털플랫폼 전업 생보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신창재 회장은 이달초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코로나가 바꿀 세상을 준비하자며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등 급속한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을 대비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증자도 디지털경제 전환의 일환”이라며 “디지털영업기반이 갖춰진 라이프플래닛에 과감히 투자해 카카오, 토스 등과 경쟁하면서 디지털보험시장을 선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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