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태희(왼쪽)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21일 열린 코로나19 업종별 대책회의(IT산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IT업종은 3분기 이후 반등 메시지가 보입니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Don’t waste a good crisis)는 명언처럼 코로나 이후 새로운 산업질서 재편과 신기술 채택 등 기회에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 부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자정보통신·배터리 등 4개 업종 협회 대책회의에서 “IT품목은 위기 후 수요가 생길수 있는 품목이어서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남긴 말이다. 이날 대책회의는 지난 16일 자동차, 철강 등 장치산업 회의 이후 두 번째다.

한국 주력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배터리 협회 참석자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당장의 피해 최소화 뿐만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코로나 이후)’ 기회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하고 비대면·콘텐츠 중심으로 산업지형이 새롭게 변화하면 신기술 채택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도체 분야 발제자로 나선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반도체 업황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과거 전염병 이후 강한 회복세를 경험한 것처럼 하반기에 IT기기의 억눌린(Pent-up) 수요가 폭발할 경우 반도체 경기 회복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분야도 2분기부터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으며 전세계 코로나 사태가 조기 종식될 경우 경기회복에 따른 IT기기의 강한 수요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됐다.

배터리 분야는 전기차 확산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가전 역시 코로나 이후 건강관련 가전이 필수로 자리잡으면서 판매량이 확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왼쪽 네번째)과 참석자들이 21일 열린 코로나19 업종별 대책회의(IT산업)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이날 회의에 참석한 협회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과 함께 위기 후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건의사항을 제시했다.

남기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반도체 신증설투자 활성화를 통한 조기 경제회복을 위해 각종 규제완화와 과감한 정부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신성장 R&D 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 혁신기술 개발을 과감하게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배터리 업계가 화학물질 이중규제와 자금조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규제완화와 주 52시간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업계는 코로나19로 막힌 각국 출입국 제한과 정부 업무 중단과 관련해 기업인 특별입국 허용, 수출제품 규격시험 인증 한시적 유예 등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