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자 혈액 이용한 치료제
중증 환자에게만 투약 가능
원천기술·전문가 풀 빈약 한계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사태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대응에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당장은 잠잠해져도 가을이면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결국 치명률을 낮출 수 있는 치료제,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
20일 정부는 코로나19가 완전한 소멸 대신 계절성 유행 감염병으로 남을 것이라고 보고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생활방역을 통해 일상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중기에는 치료제, 장기에는 백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치료제가 그나마 단기간 내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항체의약품과 혈장치료제, 신약 재창출 등으로 나눠 이뤄지고 있다.
항체의약품은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의 항체를 추출한 뒤 유전자 공학 기술을 이용해 만든 의약품을 뜻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만 표적으로 치료가 가능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혈장치료제 역시 회복된 환자의 혈액에서 뽑은 혈장을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정부는 항체의약품은 이르면 내년 출시, 혈장치료제는 혈액 확보 시 2~3개월 내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다만 치명률을 낮추는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으로 감염 속도를 늦추진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혈장치료제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완치자별로 혈장 성분이 같다는 보장도 없는 데다 완전히 정제해내기 어려워 어떤 위험성이 있을지 모른다”며 “부작용을 걱정하기도 어려운 위중한 환자에게만 써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약물의 사용범위를 확대하는 신약 재창출도 중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현재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정은경 본부장은 ‘어떤 약이 가장 효과적이냐’는 질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치된 의견이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 내성에 대한 부분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선 결국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 치명률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감염 자체를 완전히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백신은 긴 임상실험 단계와 안정성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 만들기는 어렵다.
정부는 국산 백신 개발 목표 시점을 2021년 하반기 또는 2022년으로 잡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전부터 백신 개발 인프라에 투자해왔다면 이 속도를 앞당길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정부는 이제서야 바이러스 연구를 전담하는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설립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번 코로나19에서 역할을 하기엔 늦은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백신 개발을 위해선 돈뿐만 아니라 기술력, 시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평상시 백신 투자가 부족해 원천기술, 바이러스 전문가 풀이 풍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