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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관객 ‘방구석’서 어울리다, 놀다
온라인 각양각색 ‘아트 챌린지’
재치있게 화장실서 그래피티 작업
작가 지시문 따라하는 시나리오형 전시
팔로워 20만 훌쩍 ‘명작 따라하기’ 각광
‘코로나’ 가 탄생시킨 온라인 미술관 도
전세계 팔로워들에게 명작 따라하기 챌린지를 제시한 네덜란드 인스타그램 계정 @tussenkunstenquarantaine
외출을 위해 작성해야하는 150여개 문서로 코스튬을 만들어 입고 돌아다니는 퍼포먼스를 한 맥심 마티스 작가.@covidartmuseum
거리로 나가야하는 그래피티는 화장실을 침공했다. “재택 근무하니 아내가 싫어한다”는 코멘트가 씁쓸하다. @banksy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전세계 미술계가 신음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접점을 잃은 예술계가 이제 온라인으로 대거 이동했다.

직접 관람할 수 없는 전시를 영상으로 전달하거나 고해상도의 사진으로 대체하는 온라인 뷰잉도 코로나19시대의 바뀐 풍경이지만, 아쉬움을 참지 못하는 관객들과 작가들은 이제 온라인 플랫폼에서 참여형 작업들을 선보인다. 온라인에서 회자되는 ‘방구석 아트 챌린지’들을 모아봤다.

▶화장실에 그래피티 ‘뱅크시’=얼굴없는 작가 뱅크시(Banksy)는 영국식 블랙코미디가 살아있는 비판적 작품을 거리의 벽과 도로에 그래피티 스타일로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는 2017년 영국의 EU탈퇴에 반발해 항구도시 도버의 한 건물 벽면에 이를 풍자하는 벽화를 그렸다. 파란 바탕에 둥글게 자리잡은 12개의 별과, 그 중 하나를 인부가 망치로 깨부수는 장면이다. 또한 무엇이든 상품화하는 현 미술시장의 탐욕스런 자본주의에 반대한다며, 소더비 경매에 나온 자신의 작품이 낙찰과 동시에 파쇄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파쇄가 중간에 중지 돼 더 유명세를 탔다.

자유롭게 활동하는 뱅크시도 코로나로 인한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피할 수 없었다. 보통 작업하던 거리가 아닌 자신 집의 화장실에서 특유의 그래피티 작업을 펼쳤다. 공식 인스타그램(@banksy)계정에 소개된 작품은 8마리의 쥐가 뛰어다니며 난장판을 만든 화장실이다. 변기에 멋대로 일을 보고, 품귀현상을 빚은 화장지를 마구 풀어놓고, 거울도 비뚤게 걸렸다. “재택근무하니 아내가 싫어함”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게재됐다.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동시대미술 ‘한스울리히오브리스트’=세계 최고의 큐레이터로 꼽히는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서펜타인 갤러리 디렉터는 4월 초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 공식계정(@hansulrichobrist)에 시나리오형 전시 플랫폼인 ‘두 잇(do it)’시리즈를 올리기 시작했다. 1993년 파리의 한 카페에서 예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와 베르트랑 라비에르와의 격론끝에 탄생한 ‘두 잇’ 전시는 국제적 작가들이 직접 쓴 지시문을 작가나 큐레이터가 나름의 방식으로 이행하며 완성된다. 한국에선 2017년에 일민미술관에서 같은 이름의 전시를 진행했다.

“손가락 하나를 위 아래로 움직이세요. 매일아침 1분 동안”. 요나스 메카스 작가가 1996년에 쓴 지시문을 시작으로 4월 17일 현재 40개의 지시문이 공개됐다. 오브리스트의 팔로워들은 지시문이 공개 될 때마다 이를 따라해보거나, 코멘트를 남기며 해당 포스트를 리그램하고 있다.

▶누가누가 잘하나 ‘명작 따라하기’= ‘미술과 격리 사이에서’라는 뜻의 네덜란드 인스타그램 계정 투센 쿤스트 앤 쿠아란타인(@tussenkunstenquarantaine)은 “모두들 집에 있는데 휴식을 취하자, 홈메이드 아트로”를 기치로 전세계 팔로워들에게 명작 따라하기 챌린지를 제안했다. 챌린지는 3단계로 진행된다.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고, 집에 있는 물건 세가지를 활용하고, 작품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장난스럽게 시작한 챌린지는 팔로워만 4월 17일 현재 20만명을 훌쩍 넘기며 각광을 받고 있다.

몬드리안의 색면추상은 집에 있는 옷과 양말 스카프를 접어서 그럴듯하게 만들어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방호복을 입고 회의를 하고 있는 의료진들로 대체됐다. 카라바치오의 과일바구니를 든 소년 초상은 휴지 바구니를 든 청년으로 대체됐다. 하나같이 기발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들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미술관인 게티미술관도 해당 챌린지에 동참해 큰 반향을 끌어냈다.

▶코로나시기 담아낸 최초의 온라인 미술관=그런가하면 코로나가 탄생시킨 최초의 온라인 미술관도 있다. 코비드아트뮤지엄(@covidartmuseum)은 코로나와 연관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맥심 마티스는 밖에 잠깐 나갈때 마다 작성해야 하는 150여개의 문서들로 옷을 만들어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무너진 의료체계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로 현지 라디오방송인 프랑스 블루(france bleu)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일회용 마스크위로 뾰족한 콧수염이 삐져나온 살바토르 달리의 사진(@srtapulido), 백신 만들기 경쟁에 돌입한 전세계 제약회사를 풍자한 그림(@yaucianiol)등도 인상적이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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