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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민 여의도 입성, 기대와 우려 교차
“변화의 전조…얼마만큼 변화 만들지는 미지수”
강남과 북한·탈북민 혐오·편견 섞인 조롱 우려
태구민 미래통합당 당선자와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등 4·15총선에서 2명의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된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당선자가 당선 확정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4·15총선이 여당의 압승과 야당의 참패로 막을 내린 가운데 탈북민들의 여의도 입성도 주목된다. 이번 선거를 통해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자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나선 지성호 북한인권단체 나우 대표 등 2명의 탈북민 출신이 ‘금배지’를 달게 됐다.

특히 태 당선자는 탈북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역구, 그것도 서울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강남갑에 출마해 4선 의원 출신인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0% 포인트 가까이 압도하며 당선돼 외신으로부터도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다만 향후 태 당선자의 행보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제임스 호어 초대 북한주재 영국 대리대사는 17일 미국의소리(VOA)방송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태 당선자에 대해 “매우 영리하고 유능하며 외부 세계에 대해 언제나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면서 “그가 한국에서 거둔 성공에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어 전 대리대사는 태 당선자와 북한과 영국 외교관계 수립을 위해 협상을 벌인 바 있다. 그는 2001년 평양에 영국대사관을 개설하는 과정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호어 전 대리대사는 2명의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가 나온데 대해 “변화를 보여주는 전조”라고 평가했다. 다만 “얼마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보수성향의 정당이 입지를 잃어, 반대의 선거 결과가 나왔을 때보다 태 당선자와 지 당선자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 당선자를 당선시킨 지역 유권자들은 북한 주민만을 위한 캠페인 이상을 기대할 것”이라며 “선거구에서 어떤 활동을 벌일 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또 “태 당선자가 영리하고 유능하지만 효율적인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려운 학습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면서 “주목해야 할 흥미로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 당선자와 지 당선자의 여의도 입성이 북한 주민들에게 시사하는 메시지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영국의 북한인권단체 징검다리의 박지현 공동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두 사람은 북한에서 살아온 환경이 완전히 달랐다. 태 당선자는 엘리트였고, 지 당선자는 진짜 빈민층이었다”며 “이런 사람들이 한국에서 함께 국회의원이 됐다는 것은 통일이 됐을 때 북한 사람들 누구나 정치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온라인상에서는 태 당선자의 총선 승리를 두고 지역구인 강남과 북한, 그리고 전체 탈북민을 싸잡아 희화화하는 게시물이 확산되는 등 혐오와 편견에 가까운 조롱도 쏟아지고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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