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후임 후보들이 결정됐다. 특히 현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신임 후보로 추천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정책 대응이 한창인 한은 내 ‘정부 입김’이 강해질 전망이다.

한은은 조윤제(68) 전 주미대사, 서영경(56)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후임 금융통화위원으로 추천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고승범 현 금통위원은 연임하게 됐다.

현재 7명인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빼고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이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재부는 조 전 대사, 상의는 서 원장, 금융위는 주 교수를 후임자로 추천했고, 한은은 현직인 고 위원의 연임을 추천했다.

이번 인선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조 전 대사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정교사’라 불릴 정도로 현 정부 경제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향후 금통위 역학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018년 이주열 한은 총재 연임 당시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총재급’ 금통위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면서 역대 금통위원 중 가장 파워풀한 행보가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경제분석관을 지낸 그는 현재 서강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 의장을 맡고 있는 주 교수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공동 설계한 인물이다. 그간 칼럼 등을 통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합을 강조한 바 있다.

서 원장은 한은 첫 여성 임원(부총재보) 출신으로 한은에서 조사국, 국제국, 통화정책국 등을 거쳤다. 이후 상의로 자리로 옮겨 기업과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현재 JP모건 출신 임지원 위원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2명의 여성이 금통위를 이끌게 됐다.

고 위원은 통화정책의 연속성 차원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 결정됐다. 한은은 이에 대한 배경으로 “그간 금통위원 과반수가 한꺼번에 교체되면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훼손할 수 있단 우려가 많았고, 특히 금통위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의 연속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윤제·서영경 신임 위원의 임기는 오는 21일부터 2024년 4월 20일까지이고, 고승범·주상영 위원은 같은 날 시작해 2023년 4월 20일까지 금통위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