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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성장에 수익개선까지…"롯데·이마트 점유율 축소 불가피"
매출 7.2조로 64% 성장…적자는 4000억 덜어내
규모경제로 매입협상력↑…영업이익률 -25%→-10%
증권업계 "이마트·롯데 등 점유율 축소 불가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쿠팡이 지난해 7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6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한편, 1조원이 넘었던 적자를 7천억원대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적자 확대의 원인이 됐던 '로켓배송'이 배송센터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효율적으로 관리되기 시작했고, 고객들의 구매 단가와 횟수도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자립'의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쿠팡이 지난 14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으로 7조153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해 4조3545억원보다 64.2% 증가한 규모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1조1276억원에서 36% 감소한 7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실 규모가 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유통, 증권업계의 예상과 달리 4000억원가량 적자를 덜어낸 것이다.

쿠팡 측은 ▷새벽배송과 당일 배송 등 와우 배송 지역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점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한 점 ▷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 등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손실 규모 축소와 관련해서는, 로켓배송센터가 늘면서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도 늘어 효율적인 물류 관리가 가능해진 영향이 컸다. 쿠팡의 로켓배송센터는 지난해 총 168곳으로, 2014년 27개 대비 6배로 늘어났다. 로켓배송센터에서 10분 거리 내에 사는 소비자 또한 2014년 259만명에서 지난해 340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쿠팡의 지난해 거래액이 13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점유율로만 따지면 네이버쇼핑과 이베이코리아(각각 15조원 추정)에 이어 3위 수준이다. 하지만 거래액의 성장률은 63% 수준으로, 네이버쇼핑(29% 추정), 위메프(20% 추정) 등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매입 협상력이 상승하면서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17%에서 28%로 개선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로 인건비율 및 물류비율도 낮아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입률이 전년 -24.8%에서 -10.1%로 대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올해 쿠팡은 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는 한편 수익성도 추가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들어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을 확대하고 가전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이커머스 이용 증가의 혜택도 보고 있다.

쿠팡의 이용시간, 사용자 수, 실행횟수 증가세를 보면 올들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100%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기간 국내 온라인 성장률 23%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치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거래액은 약 18조원으로, 온라인 유통 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이미 인건비율이나 물류비율 등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매출이 또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 추가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6년 30%에서 지난해 20%까지 낮아졌으며,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도 같은기간 6.8%에서 3.6%로 낮아졌다.

쿠팡의 가파른 성장으로, 국내 기존 유통사업자들의 점유율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 연구원은 "이마트, 롯데쇼핑 등은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이를 방어하고자 하고 있으나, 쿠팡의 물류 인프라가 압도적이고 기타 공산품 MD도 훨씬 풍부하다"며 "코로나 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간 온라인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식품, 생활용품의 온라인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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