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1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일대에서 유세차량을 타고 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미래통합당은 13일 황교안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세월호 텐트’에 관한 막말 논란으로 주목받은 차 후보를 제명했고 밝혔다. 회의에는 황 대표와 이준석·신보라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다른 최고위원들은 영상·전화통화로 동의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됐다”며 “영상통화를 하지 않은 최고위원들도 연락이 닿은 사람들은 동의 의사를 표했다”고 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런 의결 절차를 놓고 “전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를 마친 후 차 후보 제명을 결정한 데 대해 “국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며 “자제하도록 기회를 줬다. 그런데도 다시 그런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 최고위가 심각히, 중요히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차 후보 제명은 당 윤리위원회의 절차를 밟지 않고 진행됐다. 당헌 당규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바탕으로 했다는 게 통합당의 입장이다. 최고위가 당무를 결정하는 최고 의결기구이며, 차 후보 발언에 관한 처분은 주요 당무인 총선과 직결됐다는 점에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세월호 막말’ 논란의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를 제명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

통합당 윤리위는 지난 10일 차 후보에 대해 제명보다 한 단계 낮은 ‘탈당 권유’ 조치를 했다. 탈당 권유를 받은 당원은 열흘 내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 제명된다. 윤리위의 이 같은 결정 후 차 후보가 총선을 완주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 바 있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윤리위의 조치를 놓고 “한심하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이날 결정은 총선을 이틀 앞둔 시점에 당 차원에서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합당은 총선 판세가 매우 불리해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참패를 우려하며, 그 배경에는 차 후보의 잇따른 막말과 당의 미온적 대처가 일정 지분을 차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형준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저희가 대단히 이 상황을 심각히 보고 있고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젊은층, 중도층에서 상당히 타격을 받았다는 건 사실”이라며 “수도권 후보들이 ‘이대로 두면 선거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호소하며, (제명을) 요청하는 후보도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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