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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실업대란’ 엄습…노동자 33억명 중 27억명 ‘영향권’
2분기 정규직 일자리만 2억개 ‘공중분해’
근로시간 손실만 정상 대비 6.7% 감소
도소매·제조업·운송물류업 가장 큰 타격
ILO 프리랜서 등 취약층 실업대책 제안
정부, 고용유지금 90%상향 등 대책 고심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노동자 10명 중 8명이 실직 위기, 근로시간 감소 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에만 정규직 일자리 2억개가 살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관계당국, 국제노동기구(ILO)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자 33억명 중 27억명(81%)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 소비 등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나타난 영향이다. 선진국의 노동자 70%도 직장폐쇄에 따라 실업 위기 등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업 대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근로시간 감소 추이다. 올 2분기 전 세계 노동 시간은 정상 상태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달성했을 근로시간과 비교한 손실 규모 추정치다.

이는 주당 48시간씩 근무하는 정규직 일자리 1억9500만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험한 근로손실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라고 ILO는 분석했다.

대륙별로 보면 이집트·시리아 등 아랍 국가가 가장 큰 근로시간 하락폭(8.1%)을 경험할 전망이다. 나머지 유럽(7.8%), 아시아 및 태평양(7.2%), 아메리카(6.3%) 등도 일제히 근로시간 감소 현상을 겪게 된다.

사업별로 보면 음식·숙박업, 운송·물류업,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 유통업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들 업종은 전 세계에서 12억5000만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전 세계 노동력의 약 38%를 차지하는 규모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도소매업에는 총 4억8200만명의 노동자가 종사하고 있다. 계산원, 상점 주인, 아르바이트생 등이 해당된다. 이 밖에 제조업(4억6300만명), 운송·물류업(2억400만명) 등에도 많은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주로 노동 집약적인 산업들로 특히 음식·숙박업, 유통업 등은 저임금·저숙련 노동자를 고용하는 특성이 있다. 이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근로시간 단축, 임금 삭감, 정리해고 등 경제적 위협을 더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특수형태 근로종사자(특고), 프리랜서, 일용직 등 제도권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도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을뿐더러 근로시간 감소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직종이다. ILO는 이들 중 약 4억명이 코로나19 사태 동안 깊은 빈곤을 겪을 것이라고 봤다.

종합적인 실업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ILO는 특고, 프리랜서 등 취약계층에 대한 현금지원 방안까지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말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지원책을 담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지원, 구제, 경제 안보법(CARES Act)’을 내놨다. 현금지급(2500억달러), 실업보험 지원(2500억달러) 등 종합적인 내용이 담겼다.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없는 1인 자영업자, 프리랜서, 특고 등을 돕기 위한 새로운 실업지원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우리 정부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수준을 모든 업종에 최대 90%까지 상향 조정했고,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단가를 월 4만~7만원씩 인상했다. 이러한 대책에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처한 노동자가 있다고 보고 추가 대책을 마련해 내놓을 계획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경기 장기침체가 1~2년을 넘어 3~4년까지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종식된 직후 노동시장이 급격히 회복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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