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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종로, “다 싫다”지만 사전투표율은 최고…주민들은 지쳐있었다
이낙연 민주·황교안 통합 ‘미니 대선’
불신감 속 李·黃 중 “그나마 나은 사람”
李 “마음 모르겠다”·黃 “조마조마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가 12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골목시장 상가방문 중 황교안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후보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낙연은 싱거워 보이고, 황교안은 조마조마해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의 한 음식점. 주인 박모(50) 씨는 테이블을 닦으면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그 성난 기운이 누구에게 도움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그는 “더 고민하기가 싫었다”며 “유력주자 한 명을 찍었지만, 최선 아닌 차선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의 주민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4·15 총선을 3일 앞두고 바닥 민심을 살펴보니 이들 대부분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 사이에서 ‘그나마 나은 사람 찾기’에 몰두 중이었다. 종로구의 사전투표율은 34.56%로, 서울(평균 27.29%)에서 가장 높다. 이들이 고민을 빨리 ‘털기’ 위해 줄지어 참여한 것 아닌가 하는 기류마저 느껴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 후보가 12일 종로구 구기동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황교안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

종로구 일대에서 1시간여 주민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이 후보를 놓고는 “안정감이 있다”는 긍정적 평, “속마음을 모르겠다”는 부정적 평이 나왔다. 황 후보에 대해선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긍정적 평, “예측할 수 없다”는 부정적 평이 상존했다.

통의동에 사는 주민 최모(40) 씨는 이 후보가 그나마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 후보가 의원과 도지사, 국무총리를 지내며 경험을 쌓은 만큼 노하우도 두텁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황 후보를 향해선 “‘n번방’ 발언 등 상식 밖 말실수를 거듭하고 있어 불안하다”고 언급했다. 필운동으로 출퇴근하는 주민 이모(29) 씨는 그래도 황 후보가 괜찮을 것이란 말을 했다. 그는 “황 후보에게는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등 마음먹은 일은 해낸다는 이미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이 후보를 향해선 “북한 선전매체를 ‘팔로잉’했다는 데 큰 실망을 했다”며 “속마음이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주민은 현재 경제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다르게 평가했다. 박모(51) 씨는 “전 세계가 불황이다. 유럽 등을 보면 코로나19 사태는 이 정도면 선방한다고 본다”며 “민주당만의 잘못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김모(58·여) 씨는 “벌지는 않고 쓸 생각만 하니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도 초기 대처만 잘했으면 혼란이 더욱 적었을 것이다. 통합당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사이에선 “이들이 종로의 상징성을 이용만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려왔다. 통인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65·여) 씨는 “콩밭에 간 사람들은 안 쳐준다”며 “지역발전만을 생각하는 진짜 일꾼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포·용산·성동구는 못 알아볼 만큼 컸다”며 “종로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이런 데 있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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