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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도 ‘성장절벽’ 인정…22년 만에 ‘역성장’ 터널진입 가시화
美·中 등 주요국 경기 급격 위축
석유 파동·외환위기 이후 처음
한경연 등 ‘마이너스 성장’ 전망
글로벌 IB들도 전망치 잇단 하향
“한은 올 0%성장 공식화” 분석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올 ‘성장 절벽’을 공식 인정하고 나섰다. 우리나라 공인 조사전망기관인 한은의 이같은 전망은 코로나19이 불러올 거센 경제 충격을 예고, 22년만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기준금리를 기존 0.75%로 동결한 뒤 올 한국의 성장 경로에 대해 기존 전망을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던 한은이 사실상 0%대 성장 가능성을 공식화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한은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염두한 발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일찍이 지난달과 이달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하고 나섰다. 지난해보다 역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관도 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올 경제성장률을 -2.3%로 낮춰 잡았다. 당초 1.9% 성장에서 전망치를 4.2%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한경연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한국 경제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장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할 것도 주문했다.

한경연은 정부의 전방위 노력에도 불구, 대내적으로 경제여건 부실과 사실상생산·소비가 마비됐으며 대외적으로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경기위축으로 경기침체 흐름을 전환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신용평가사·투자은행(IB) 등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이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7%로 내려 가장 극적으로 수정했고,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3일 보고서에서 -3.0%로 내렸다. 모건스탠리가 -1.0%, UBS -0.9%, 스탠다드차타드 -0.6% 등 역성장을 예상한 기관이 많았다.

노무라증권은 2분기부터 한국 수출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겨울에 주요국에서 2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가 벌어진 1998년(-5.1%)뿐이다.

전망치를 하향하면서도 성장을 예상한 기관도 있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0.2%), 씨티·크레디트스위스(0.3%), 나티시스(0.9%) 등이플러스 성장 전망을 유지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한국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여전히 1.3%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ADB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요인”이라며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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